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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 6점
박범신 지음/한겨레출판

생각해보니 박범신 작가의 책은 하나도 읽어보지 못했네요. 은교라는 영화도 보지 못했고(아마 책을 먼저 읽으려 그랬나 봅니다) 그래서 이 분의 책이 이런 줄은 몰랐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크게 복잡한 구조는 아니지만 글 하나하나가 읽어내려가기 힘든 스타일입니다.


이 책은 개정의 개정판이라고 합니다. 1999년에 "침묵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펴낸 책을 일부 덜어내고 2006년에 "주름"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펴내고 2006년에 내용을 또 덜어내고 같은 제목으로 이 책을 펴냈다고 합니다. 언젠가는 한줄로 글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그렇지는 않겠죠. 하지만 처음 펴낸 "침묵의 집"을 읽은 독자들은 어떤 평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일부 텍스트는 마치 시처럼 들립니다. 주인공의 독백이 와닿는 이유는 뭔지 모르겠네요.


...삶이 계속되는 한 어느 날 갑자기 우리들 뒷덜미를 사정없이 잡아채어 수렁 속으로 내던지고 마는, 악마의 손길 같은 삶의 어두운 변수는 결코 끝나는 법이 없는 것이다. 왜 그때는 그걸 예상하지 못했을까...


...그런데 나는 단추를 잡으려다가 멈칫하고 있었다. 감정의 부자연스러운 흐름 어느 한편이 무엇인지에 걸려 멈칫멈칫 부자연스럽게 걸려 넘어지는 걸 나는 느꼈다.

이것이....늙은 거야...


...모든 것이 다 우산 때문이었을까.

그래. 모든 것이 다 우산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그 꽃 한송이 같던 노란 우산이 이미 죽어 박제된 줄 알았던 내 감수성의 어느 성감대에 점 하나 찍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아내와의 사이엔 그날 이후 사막과도 같은 황폐한 간격이 생겼고, 그것은 알게 모르게 확장됐다...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ahara_3.jpg

...생이라고 이름 붙인 여정에서 길은 그러므로 두 가지다. 멸망하거나 지속적으로 권태롭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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