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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블로그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네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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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참석이라 이 정도면 개근이 아닌가 싶었는데, 중간에 미니 컨퍼런스를 두 번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이 여섯번째라고 하네요. 뭐 개근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만...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행사는 같은 주제지만 매번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라서 항상 새롭습니다. 온라인으로도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겠지만, 따로 시간을 내려면 또 이런 저런 핑계가 나올 수 있어 그냥 참석했습니다 (내년에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첫 번째 연사로 등장한 위블리의 트로이는 무척 유쾌한 분이더군요. 쉬운 영어와 적절한 한국어를 사용해 어색한 분위기를 사로잡아주셨습니다. 실리콘밸리에 오는 외국인(특히 한국인)은 언어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데 어느 정도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언어보다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투자를 하거나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 그 사람의 언어가 유창한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거든요.



트로이는 에버노트 아태 지역 총괄 사장으로 한국에 자주 방문했었기 때문에 낯선 외국인은 아닙니다. 에버노트 시절의 인터뷰에서도 소통에 대한 언급을 한 적이 있네요.


“브랜드란 로고가 아닙니다. 사내 문화, 사용자와 주고받는 모든 의사소통이 브랜드를 만듭니다. 에버노트가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이유는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디자인, 사용자와 상호작용, 사내 문화 같은 모든 요소가 모여 정말 멋진 브랜드를 만들어낸다면 경쟁은 문제가 안 됩니다. 노트 서비스가 많지만 에버노트는 그들과 경쟁을 신경쓰지 않아요. 오직 사용자와 관계에만 집중하죠.”


에버노트는 소통에 힘쓴다. 고객과 직접 대화한다. 신기술이 나오면 기자간담회를 여는 게 아니라 사용자를 초대해 간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 사용자가 전한 의견을 에버노트에 기능으로 구현하기도 한다.

http://www.bloter.net/archives/210921


실패를 피하는 방법이라는 내용을 언급한 500startups Paul Yoo CFO의 이야기는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다른 기업 또는 개인에게도 참고할만한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에서는 텍스트가 잘 보이지 않네요. 스마트폰이 저렴하다보니 카메라 화소수는 높아도 어두운 곳에서 성능이 확연히 떨어지는군요 ㅠㅠ 텍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Spend for revenue growth above all, even at the cost of profitability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매출 증대를 위해 쓰세요.)

No ego; seek help on marketing, fundraising, sales, hiring etc

(자존심 세우지 마세요. 마케팅, 투자, 영업, 채용 등 도움을 요청하세요.)

Penny-wise; Pound-foolish - don't be too cheap

(한 푼 아끼려다가 큰 돈을 잃게 됩니다. 인색하게 굴지 마세요.)

Fundraise when you don't need the money

(돈이 필요 없을 때 투자 받으세요.)

Be honest and timely with your investors

(투자자에겐 솔직하고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지 마세요.)


Awair는 행사가 열리기 2-3주전 관련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고 있는 하드웨어 기업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실내공기를 모니터링하는 기능은 에어콘이나 제습기 등에 내장되어 있는 것도 많고 샤오미 같은 기업에서도 판매하는 제품인데 그런 기능만으로 어떻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을까라는 점이 궁금했습니다. 참석하신 다른 분들도 대부분 비슷한 질문을 가지고 있더군요. Awair가 이야기하는 스토리는 사용자 입장에서의 솔루션입니다. 현재 상태를 측정하고 리포팅하는 것은 센서와 앱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물량에 따라 가격도 엄청나게 내릴 수 있고요. 하지만 사용자에게 맞추어진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그 일을 잘 해내고 있어서 Awair가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흔하지 않은 하드웨어 스타트업 입장에서 제조에 대한 고민도 가지고 있었는데 중국 하드웨어 생산 플랫폼은 블랙박스 같아서 요구하는 것을 다 만들어주긴 하지만 스타트업처럼 요구사항이 계속 바뀌는 경우에는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Awair에서는 한국의 제조업체와 같이 일을 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제조가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생태계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아서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많은 시장이라는 것이죠.



3개의 세션 뒤에는 패널토크를 진행했습니다. 마지막 패널토크의 참가자는 모두 구글에 있다가 퇴사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는데 구글에서도 자신이 반복적인 일을 한다는 기분을 느끼게 되면서 퇴사했다고 하더군요. 어느 곳에서나 딜레마인듯 합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재는 대부분 페이스북에 가더니 요즘에는 스냅챗으로 간다고 하네요.


구글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이 되었는데 구글 인터뷰에서는 답이 아니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해결책을 가지고 있어도 팀원이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선택하지 않는다는군요.



블라인드는 한국 뿐 아니라 북미 시장에도 진출해 좋은 결과를 맺었다고 합니다. 물론 진출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고 매니저의 힘듬이 녹아내리는 세션이었습니다. 일본에도 진출했는데 문화적인 차이때문에 일본 시장은 일단 멈춘 상태라고 합니다.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지만 조만간 국내에서도 대기업 외에 중소기업에도 문을 열 계획이라고 하네요.


* 세션 및 발표자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tartupall.kr/event/koreaninsv-2017/?instance_id=517


* 발표 영상이 벌써 올라왔네요.

http://tv.naver.com/v/1554315/list/12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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