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공감필법 - 유시민 지음/창비 |
'공부의 시대'라는 주제로 창비에서 진행한 강연을 편집한 책입니다. 보통 이런 책은 편집부에서 알아서 편집하는 줄 알았는데 작가가 직접 내용을 손보았다고 합니다. 152페이지니깐 그렇게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담겨진 내용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강연에서 이야기한 내용과 일부 인용한 문구가 다르게 편집했다고 하네요.
의도치 않게 논술교재로도 주목받고 있는 '글쓰기 특강'을 책장에 방치한 상태라서... 아직 읽지 못했는데 작가의 글쓰기 책을 읽기 전에 작가가 글쓰기와 말하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미리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사피엔스'나 '코스모스'도 너무 어렵지 않을까 싶어 읽지 않고 있는데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글을 읽다 보니 신영복 선생의 '담론'과 말하는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말을 먼저 하고 편집한 것이라 그런지 작가와 신영복 선생의 스타일이 비슷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네요.
* 강연 영상이나 자료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 40화에 이 책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책을 읽을 때는 글쓴이가 텍스트에 담아둔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껴야 한다. 그래야 독서가 풍부한 간접 체험이 될 수 있다. 간접 체험을 제대로 해야 책 읽기가 공부가 된다. 그리고 남이 쓴 글에 깊게 감정을 이입할 줄 아는 사람이라야 가상의 독자에게 감정을 이입하면서 글을 쓸 수 있다. 자기 생각과 감정 가운데 타인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것을 골라낼 수 있고, 그것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쓰게 된다...
...그렇지만 그렇게 비판하기 전에, 그걸 모를 리 없는 역사학자가 왜 인간 대신 사피엔스라는 말을 썼는지 들여다보려고 해야 합니다. 그래야 온전하게 '사피엔스'의 텍스트를 독해할 수 있으니까요...
...어떤 텍스트를 비판하려면 먼저 그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터무니없어 보이는 주장을 하는 경우에도 텍스트를 쓴 사람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그 사람의 눈으로 그 텍스트를 봐야 합니다. 글쓴이가 무슨 생각과 어떤 감정을 텍스트에 담았는지 살펴본 다음 빠져나와서 자기 자신의 눈으로 그 텍스트를 비평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 그걸 쓴 사람뿐만 아니라 제3자도 그 비평에 쉽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잇어요. 텍스트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 머무르면서 오로지 비판할 거리를 찾으려는 목적으로 텍스트를 읽으면 비평다운 비평을 쓰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