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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성룡] 넘어질수록 용감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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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 : 철들기도 전에 늙었노라 - 6점
성룡.주묵 지음, 허유영 옮김/쌤앤파커스

성룡의 자서전에 가까운 책입니다.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처럼 비밀스러운 부분이 많은 사람과 달리 성룡은 수많은 인터뷰와 기사를 통해 대부분의 사생활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것을 캐내려는 사람들로 득실득실하죠.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사실 뭐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다만 다른 곳에서 이야기하지 못한 성룡 자신의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주묵이라는 작가가 앞에 서있긴 하지만 작가의 취재력보다는 성룡의 생각을 잘 정리해놓은 정도가 아닌가 싶네요. 그런 한계 때문인지 각 장마다 주묵이라는 이름을 걸고 자신의 느낌을 따로 써놓았습니다. 마지막장의 에필로그도 비슷한 성격이고요. 어찌되었든 모든 이야기는 성룡의 시각에서 쓰여지고 있습니다. 


영화 촬영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화 스토리를 풀어내는 지루한 구성은 아니고 영화와 관련된 뒷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개인적으로 중학교 시절 시험이 끝나면 학교 근처에 있는 영화관에 단체 관람을 갔는데 그때 본 영화가 모두 성룡 영화였습니다. 그러고보니 개인적으로 개봉관에서 그의 영화를 본 적은 없네요. 단체 관람의 묘미는 아무래도 주변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시끄럽게 떠드는 것은 아니고 액션이 나올때마다 탄성을 부르는 것이 너무 편하다는 것이죠. 아무래도 일반 관람인 경우에는 그런 리액션을 편하게 하기는 쉽지 않으니깐. 하여간 그때 본 영화 중 기억에 남는 영화가 <프로젝트 A>입니다. 지금 보면 그때 그 느낌이 나지는 않지만 함께 즐겼던 그 기분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작가의 객관적인 시점이 아니지만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성룡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담겨져 있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객관적인 인터뷰를 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너무 방대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2014년 아들 방조명이 중국에서 마약 관련 혐의로 체포되었을 때 언론에서는 올바른(그렇게 보이는) 배우인 성룡의 아들이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논조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아들아, 오랜만이다. 아버지는 언제나 그랬듯 일하러 간다. 네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촬영하느라 어쩌다 한 번씩 너를 만났지. 너를 볼때마다 지난번에 만났을 때보다 훌쩍 자라 있곤 했단다. 이번에도 예전처럼 네게 말해주고 싶다. 아버지는 네게 화가 나지 않았어. 나도 젊었을 때 잘못을 해봤어. 잘못을 했다면 고치면 돼. 그다음엔 진정한 남자가 되어 네 앞에 놓인 것들을 꿋꿋하게 받아들이고 맞서면 된단다.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걸 명심해. 잘못을 저질렀다면 인정해야해. 무슨 일이 있어도 나와 네 어머니는 뒤에서 너를 지지할 거야. 네가 해야 할 일들을 마치고나면 나도 일이 마무리 될 거야. 우리 가족이 모두 모여 설을 쇠자꾸나!...


보통 이런 경우에는 뭔가 뒷거래가 일어나고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지워버리려하는데 그는 이런 이야기를 아예 공개를 해버리고 자신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의 이야기에서 나온 것처럼 젊은 시절에는 '돈지랄'이라고 할만한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책에서도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묘사하고 있죠. 

이 책을 읽다보면 성룡 스스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코 완벽하지는 않고 흠도 많지만 그 나름대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 최근 성룡 네이버 팬카페(재키즈프렌드)가 문을 닫았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다음 팬카페(성룡의 모든 것)만 남았습니다.

* 한국어 제목도 나름 멋진 표현입니다. 원문의 맛을 잘 살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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