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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미각의 제국] 음식에 대한 짧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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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제국 - 8점
황교익 지음/따비

책에 관심이 있어 읽은 건 아니고 황교익님 강연을 갈 기회가 생겼는데 책이라도 한 번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남성잡지 GQ에서 2010년에 "지난 10년간 한국말로 쓴 가장 아름다운" 100권의 책을 선정했는데 그 중 한권이었다고 하네요.


"GQ에서 선정한 100권의 책"

http://blog.naver.com/frisbee/20113991356


80여가지 음식에 대한 짧은 감상 또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제목이 페이지 하나를 차지하고 빈페이지가 그냥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책을 참 쉽게 만들었다 싶은데...화려한 사진으로 채워진 다른 책과 비교하면 훨씬 솔직한 책입니다.


예스24에서 출판사 따비 박성경 대표 인터뷰에서도 이런 면이 드러납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24746

...책으로 하고 싶은 것은 음식 관련 이야기였다. 첫 책인 『미각의 제국』을 내고 만 4년이 됐다. 『미각의 제국』을 낼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무엇보다 원고지 매수가 얼마 안 되었다. 출판하는 사람에게 보여주면 책이 안 된다더라. 그럼에도 저자인 황교익 선생님이 분량은 많지 않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니 내보자고 했다. 디자인이든 뭐든 맘대로 만들라고 서로 약속을 하되, 사진은 안 넣기로 했다. 사진이 있으면 자칫 맛에 관한 정형화된 관념을 떠올리게 할 수도 있어, 불편할 수도 있어서다. 그렇게 상당히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책이 나왔고 반응이 좋았다. 폭발적으로 좋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다. 앞으로도 ‘음식 맛이 이렇다’, 하는 흔히 아는 사실을 나열하기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책을 내고 싶다. 아직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글쓰기에 대한 방법이나 마음가짐은 아래 글에 정리해놓았습니다. 아무래도 신문 컬럼보다는 책에 그런 모습이 더 잘 드러나 있지 않나 싶습니다.

2015/10/09 - [그냥 블로그] - 창의세미나 S / 글로 먹고 사는 법


55. 막걸리 / 라이스와인이 아니다

...막걸리 맛의 중심은 쌀이 지니고 있는 구수한 향과 약간의 단맛, 누룩 발효에 의한 시큼함 그리고 톡 쏘는 탄산가스의 조화로움에 있다. 좋은 막걸리는 냄새에서 들척함과 시큼함이 잘 조화를 이룬다. 최상의 막걸리에서는 사과 향이 난다. 첫 입에는 시큼함이 받고 이어 은근한 단맛이 입 안 가득 번지지만 마지막에는 시큼함이 침샘을 자극하면서 귀밑을 저리게 한다. 여기에 탄산가스의 화사함이 없으면 단맛과 신맛은 부적절한 조합을 이룰 뿐이다. 와인과 달리 떫은 맛이 거의 없다. 그래서 도토리묵이 막걸리와 조화를 이루는 것인지도 모른다...


네이버 캐스트에서는 '팔도식후경'이라는 이름으로 연재되었습니다. 이 글은 책으로 펴낸 내용이고 최근 "황교익의 행복한 맛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출간되었습니다.

http://navercast.naver.com/list.nhn?cid=43&category_id=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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