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잣 막걸리는 회사 워크숍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 전에 다른 양조장에서 나온 잣 막걸리를 먹었는데 맛도 별로였고 뒤끝이 안 좋더군요. 그래서 잣 막걸리는 좋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우리술 가평 잣 막걸리는 풍기는 향부터가 달라 혹시나 싶어 마셔보았는데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찾아가는 양조장 아홉 번째 투어인 가평 우리술입니다. 잣 막걸리는 다른 지역 양조장과 달리 수도권 마트나 소매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잣막걸리지만 우리술은 상당히 많은 제품을 가지고 있고 그 규모 역시 경기도 지역에서 가장 크다고 합니다. 다른 양조장은 영세한 규모로 항상 어려운데 우리술은 어떻게 이만큼 성장을 했는데 궁금하더군요. 그래서 약간의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우리술은 1994년 설립된 회사입니다. 원래 이름은 농주주식회사라고 합니다. 농주(農酒)는 농사꾼이 마시는 술이라는 의미인데 예로부터 막걸리를 주로 마셨기 때문에 농주=막걸리 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양조장에서 제조하는 술과 비교해 농촌 지역에서 담그는 술을 농주라고 하기도 합니다. 농주주식회사도 괜찮은데...2000년 운악산술도가로 이름을 바꿉니다.


http://shindonga.donga.com/docs/magazine/shin/2010/11/03/201011030500000/201011030500000_3.html

...㈜우리술(경기 가평군 하면 대보리 427-3)은 운악산의 동남쪽에 있다. 운악산 주변의 물이 좋다는 것은, 주변에 생수 회사가 많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운악산 북쪽의 포천시 이동면에 4개, 가평군 하면에 2개의 생수회사가 있다. 이웃한 가평군 설악면에도 생수회사가 있다. 우리술의 경쟁력은 바로 이 물에서 나온다. 우리술은 1994년에 농주주식회사로 출범해 2000년 운악산술도가를 거쳐 2003년에 ㈜우리술로 이름이 바뀌었다. 출범 첫해인 1994년부터 살균탁주를 만들고, 2001년에는 살균탁주에 탄산을 주입하기 시작한 살균탁주 분야의 선도적인 회사다...


현 우리술 대표인 박성기 대표님이 영업을 맡으며 합류한 것이 2000년이라고 합니다. 그전에는 동부생명에서 지점장으로 일했는데 IMF 이후 노조를 설립하고 노조위원장을 활동했었습니다. 양조장은 술도 중요하지만, 사업적인 마인드도 어느 정도 필요한 듯합니다. 사업적으로 성장하는 양조장을 보면 다른 분야에서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더군요.


http://hrights.or.kr/technote7/board.php?board=news&page=1&sort=hit&command=body&no=144

...93년 동부생명에 입사해 98년 IMF직후 노조를 설립했죠. 사측의 노조 방해 작전이 심했어요. 파업참가 노조원들에게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해 가면서 협박하고 회유하고. 인사고가에도 반영해 한 명씩 나가떨어지게 되었죠. 회사는 노조 사람들 몇 명만 그만두면 노조를 인정하고 요구안도 들어주겠다고 회유했어요. 결국 2000년도에 나올 수밖에 없었죠...


기록을 보면 2002년까지는 기능성 막걸리를 개발하고 시설 투자를 하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외환 위기로 인한 영향으로 부도 직전까지 몰렸다고 합니다. 이때 영업을 하면서 우리술에 대한 자신이 생긴 박 대표님이 운악산 술도가를 인수해 우리술을 설립합니다. 누적된 적자 때문에 힘들었지만 참고 기다린 끝에 흑자로 돌아서고 그 이후 고속 성장을 했다고 하네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50&aid=0000019673

...우리술이 설립된 것은 1994년. 가평잣막걸리로 지역에서 반짝 인기를 누렸지만 그 기간은 짧았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부도 직전까지 몰렸다. 이 회사 박성기 사장은 쓰러져 가는 회사를 단돈 2억 원에 인수했다. 대기업 보험사 지점장을 지냈던 박 사장은 퇴직금과 친인척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겨우 인수 대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죽은 회사를 인수해 어쩔 것이냐"며 반대했지만 그는 밀어붙였다. 그리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형 홈런을 쳤다. 인수 초기에는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주요 일과가 돈 빌리러 다니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최악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4년 만인 2005년 드디어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순풍에 돛을 달았다. 해마다 30% 이상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네이버지도에서 확인해보면 우리술 맞은편에 운악산 술도가가 있습니다. 아마 기존 양조장은 그대로 두고 맞은편에 새로 건물을 올린 듯 합니다. 운악산 술도가 내부 건물에 우리술이라는 표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0년 사진을 보면 막 건설 중인 현재 우리술 건물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http://map.naver.com/


2003년 우리술로 상호를 변경했지만, 공장 간판은 운악산 술도가로 사용한 듯 합니다.


* 참고로 광주에도 우리술이라는 양조장이 있습니다. 울금막걸리, 할매유자막걸리를 생산하는데 남해 다랭이 마을 식당에서 유자막걸리를 주문하면 볼 수 있는 막걸리입니다.


양조장마다 다르겠지만, 쌀을 직접 재배하는 경우는 보기 힘듭니다. 태인양조장처럼 명인께서 직접 재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자동화된 시설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려면 그렇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http://imnews.imbc.com/weeklyfull/weekly05/3787253_12314.html

MBC 경제매거진이라는 방송에서 막걸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송명섭 명인이 벼를 거두는 장면을 보여주더군요. 참고로 ~


그래서 우리술이 선택한 방법은 계약 재배입니다. 특정 품종의 쌀을 계약 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수급을 하고자 했던 거죠. 2010년에는 김포 금쌀 연구회, 2011년은 가평 쌀 연구회와 계약재배를 협약합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막걸리가 '가평 잣 햅쌀 1872'입니다. 라벨에 김포 햅쌀을 사용한 것이 명시되어있죠 (가평 잣 햅쌀 1872는 일반 소매점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골프장이나 막걸리 전문점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다른 양조장과 차별화되는 점 중 하나는 2013년 HACCP 업체로 지정받았다는 것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홍보하지만 사실 쉽지는 않은 듯합니다. 경영자의 마인드 뿐 아니라 규모나 비용도 있어야 하니깐요. 또한, 전통적인 방식과 HACCP 규정과 민감한 사항들도 있어서 뭐가 좋고 나쁘다를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애매할 듯합니다.


어찌 되었든 우리술 정도의 규모에서는 이렇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참고로. 아래 영상은 식약처에서 만든 주류 부분 홍보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gr2AioFy68&feature=share



* EBS 극한 직업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잣 따는 사람들. 이라는 방송을 한 적이 있습니다.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으니 궁금하시면 확인을 ^^

https://youtu.be/xpdybOgyYpA


* 가평 잣에 대해서는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쓴 글을 참고하세요.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43&contents_id=3953&leafId=43

...경기도 가평군은 전체 산림 면적 중 잣나무가 차지하는 면적이 30% 정도에 이르며, 국내 잣 생산량의 60%를 감당하고 있다. 가평은 전체가 명지산, 연인산, 대금산, 호명산, 축령산 등 제법 높은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산들의 남동쪽에는 북한강이 흐르고 있다. 강에서 발생한 안개는 자연스럽게 산으로 들게 되고, 습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잣나무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는 것이다...

...잣송이는 잣나무의 가지 끝에 달린다. 최소 20미터가 넘는 잣나무 아래에서는 잣송이가 까마득히 보인다. 다 익은 잣송이는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떨어진다. 그러나 이렇게 떨어지는 잣송이만 거두어서는 생산성을 확보할 수 없다. '사가리'라고 부르는 빙벽 등반용 비슷한 송곳 달린 기구를 발에 차고 잣나무를 타고 올라가 잣송이를 떨어뜨린다. 워낙 위험하고 힘든 일이라 원숭이를 훈련시켜보기도 하고 소방용 헬기로 잣나무 위에서 바람을 일으켜보기도 하였으나 허사였다. 잣 생산에서 이 일이 가장 고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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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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