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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제2의 기계 시대] 악순환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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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기계 시대 - 8점
에릭 브린욜프슨 & 앤드루 맥아피 지음, 이한음 옮김/청림출판

기계와의 경쟁을 도서관에 신청하면서 같이 신청한 책인데.. '기계와의 전쟁'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면 이 책은 좀 더 깊은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기계와의 전쟁'은 저자가 온라인 상에 공개된 문서로 올린 것을 출판사 관계자가 괜찮다 싶어 책으로 내보자고 한 것이라...


중간중간에 역사적인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책을 읽기가 좀 부담스러워져서 포기해야 하나 싶었지만 이왕 빌려온 책이라 꾸역꾸역 연장 신청까지 하면서 다 읽어버렸습니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를 오가는 글의 흐름때문에 좀 혼란스럽긴 한데...최근 여러가지 기술적인 이슈를 다양한 시각에서 다루고 있어서 좋습니다.


물리적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혁신의 속도라는 것이 새삼 빠르게 느껴집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먼 이야기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무어의 법칙이 여러 해에 걸쳐 처리 장치, 기억 장치, 감지기 등 컴퓨터 하드웨어의 많은 부품들에 작용함에 따라(전지는 예외다. 전지는 본질적으로 디지털 기기가 아니라 화학 기기이기 때문에, 성능 향상이 기하급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컴퓨터 장치들은 단지 더 빨라지고 더 싸지고 더 작아지고 더 가벼워진 것만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불가능하게 보였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일이라는 것의 개념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공유와 협업에 대해서는 역시 더 공부가 필요할 듯 합니다.

사람들이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사이트에 사진을 올리고, 태그를 붙이고, 댓글을 달면서 보내는 수십억 시간이 그들의 친구, 가족, 심지어 낯선 이들에게 유용한 가치를 생성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시간은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므로,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자신의 시간을 그다음으로 가장 잘 활용하는 것보다 내적으로 더 큰 보상을 준다고 여기는 듯하다.


예전처럼 지역적인 제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이제는 최고가 아니라면 살아남기 힘들죠. 물론 가격이나 다른 조건에 의한 틈새 시장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역시 오래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최고의 제품을 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열 번째로 좋은 제품에 시간이나 노력을 투자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양으로 양을 만회할 수 있는 사례가 아니다. 이류 지도 앱 열개는 결코 좋은 지도 앱 하나의 대체품이 되지 못한다. 소비자가 대체로 상대적인 성과를 따질 때는 숙련도나 노력이나 행운의 미미한 차이가 수익을 1천 배, 아니 100만 배까지도 벌릴 수 있다. 2013년에 시장에 나온 교통 앱은 매우 많았지만, 구글은 웨이즈 단 하나만이 10억 달러 이상을 주고 매입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래 이야기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에서 인용한 내용이라고 합니다. 짧은 글이지만 확 공감이 가는 그런 내용이죠. 그리고 나를 돌아보면 다시 부끄럽게 되는 그런 글입니다.

경제적 불평등은 더한 정치적 불평등을 낳을 것이고, 정치 권력을 더 많이 틀어쥐는 이들은 그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조치를 취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면서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을 것이다. 이것이 본질적으로 악순환이며, 지금 우리는 그 악순환의 한가운데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의 다양한 연구 결과이기 때문에 뭐라 딱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좀 더 다양한 시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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