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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채팅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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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의 추억

1997년 개봉된 영화 ‘접속’은 ‘A Lover's Concerto’라는 OST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기도 하지만 PC 통신 ‘채팅’이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해서 관심을 끌었던 영화였다. 2002년에는 채팅 게임 기획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후아유’라는 영화가 선보이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커뮤니티 사이트인 2채널(http://www.2ch.net/)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독남(毒男, 커뮤니티 내에서 통용되는 단어로 여성에게 벌레 보듯 당하는 남자를 의미) 채팅방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모아서 만들어진 단행본 ‘전차남(電車男)’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상품으로 만들어졌다.

미디어에 채팅이라는 수단이 등장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화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말이 아닌 무언가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삶은 이전에 없던 다른 경험을 하게 됐다. 요즘 받는 명함을 보면 이름이 차지하는 공간보다 전화, 팩스, 휴대전화, 메신저, 이메일, SNS 계정 등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정보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담겨져 있어 이름이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이다. 명함에 새겨진 정보는 상대방과 네트워크를 맺기 위한 다양한 채널 정보를 제공한다. 네트워크를 맺는 것은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받은 편지함에는 읽지 못한 수백 개의 메일이 쌓여가고 수시로 들어오는 메신저 호출에 대응하다 보면 정작 해야 할 업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게 된다.

정보의 홍수라고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인 영역에서는 누군가와 늘 접속되어 있기를 원하고 있다.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중독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생활의 패턴을 바꾸어 버리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통신사에서는 너무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데이터의 품질이 저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특정 앱에 대한 차단을 검토하기도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처럼 네트워크상에서 두 명 이상의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글을 주고받는 행동을 채팅이라고 한다. Unix 시스템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토크(talk) 명령에서부터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메신저앱까지 수단은 달라졌지만 사용자간의 의사소통이라는 기본적인 목적은 변하지 않았다. 


목적은 같지만 수단이 달라지면서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달라졌다. 이전에도 수십만 원의 통신 요금을 지출하면서 밤을 새워 채팅을 했던 기억이 있지만 어느 정도는 활동 영역이 분리되어 있었는데 스마트폰은 하루 일과와 늘 함께 하면서 아침에 일어나서 잠잘 때까지 심지어는 잠자는 동안의 로그를 기록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모든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채팅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하면서 항상 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나간 채팅의 역사를 살펴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그려보고자 한다.

PC 통신의 추억

영화 ‘접속’에서 등장인물의 채팅 수단으로 등장하는 것은 유니텔이었다. 1996년 삼성SDS에서 개발한 PC통신 서비스로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된 GUI 클라이언트를 내세워 시장을 확대해나갔다. 지금처럼 인터넷을 통해 프로그램을 배포할 수 없기 때문에 클라이언트를 설치할 수 있는 CD를 컴퓨터 잡지 부록으로 제공하거나 우편으로 직접 보내주는 형식을 취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연예인 모델이 등장한 것도 비슷한 시기일 것이다.

대기업 계열사인 유니텔 외에도 통신사들까지 PC통신 시장에 참여하면서 과열 마케팅 논란까지 있었지만 이러한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초고속 통신망과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웹 브라우저라는 마법의 상자와의 대결에서 밀려나 버린 것이다. 어떻게 보면 모바일 분야에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라져버린 피처폰의 운명과 비슷하다. 충분한 자원과 역량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 방향을 잡아 미래의 모습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버리고 인터넷이라는 벌판에 들어서는 것은 당시로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결국 일부 서비스는 포털 서비스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성공적인 안착을 하지는 못했다.

2007년 1월 하이텔 VT(가상터미널)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파란 화면으로 상징되던 PC 통신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는 소식이었다. ‘1986년 11월 한경 프레스텔로 시작해 케텔(KETEL)을 거쳐 한국통신 하이텔(HITEL)에 이르기까지 국내 VT 기반 PC 통신 서비스를 대표했던 하이텔 VT 서비스가 다음달 28일 완전히 문을 닫는다‘는 짧은 기사 내용 속에는 수많은 이들의 추억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2000년 200만 회원을 보유했던 서비스가 인터넷에 밀려나면서 회원 수가 급감했고 실질적인 사용자는 100여명 수준으로 떨어져 더 이상 운영할 수 있는 수익을 내지 못했다. 그 해 12월 천리안도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3대 PC 통신 서비스 중에 나우누리(telnet://nownuri.net)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지금까지 텔넷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림 2. 나우누리 텔넷 접속 화면)(그림 2. 나우누리 텔넷 접속 화면)


PC 통신의 추억을 잊지 못한 사용자를 중심으로 웹상에서 PC 통신의 느낌을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다. 마우스로 링크를 클릭하는 것이 아니라 키보드 명령만으로 게시판이나 채팅방에 입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그대로 구현했다. 그 중에서 vtmode.com이라는 서비스가 아직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간단한 회원 가입만으로 채팅방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다. vtmode는 웹과 텔넷 두 가지 형식을 다 사용할 수 있어 원하는 형식으로 접속할 수 있다.

채팅과 함께 PC 통신하면 떠오르는 것은 머드(MUD) 게임이다. Multiple User Dungeon 게임의 약자로 다수의 사용자가 함께 즐기는 게임인데 텍스트로만 진행되는 게임이라 채팅과 비슷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검색을 해보면 여전히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들을 찾아볼 수 있다. 머드 게임은 모든 진행이 텍스트로만 동작하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도 스크린리더와 키보드만으로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어딘가 새고 있는 플러그인

웹 사이트 내에서 채팅이 필요한 경우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플러그인 기술이다. 자바 애플릿이나 플래시를 사용하기도 하고 액티브X로 서버 기능까지 포함된 서비스를 만들기도 한다. 가벼운 솔루션을 원할 경우 Ajax 기술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화상채팅이나 파일 전송 등의 기능을 포함하는 경우에는 액티브X를 사용한다.
키워드를 ‘채팅’으로 하고 검색하게 되면 결과로 보이는 사이트가 대부분 이런 솔루션을 적용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플러그인 기술이 문제가 되는 것은 소스 코드가 해킹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우후죽순 만들어진 솔루션이 알 수 없는 경로를 가지고 유통된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워낙 많은 액티브X로 인해 이제는 새로운 무언가를 설치한다는 것이 둔감해져 있는 상태라 어떤 것이 설치되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을 것이다.
포털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카페에서도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채팅 기능을 제공했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2010년 Ajax 기반의 채팅 서비스로 업데이트하기 전까지는 액티브X 기반의 서비스였는데 웹상에서 사용하기에는 번거로움이 있어 외부 개발자가 독자적으로 만든 사설 채팅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다. 몇 개의 잘 알려진 사설 클라이언트가 있으며 그 중에서 네이버 카페 채팅 SE라는 프로그램은 네이버 채팅 서비스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초기 버전 소스가 공개되어있다고 한다. 직접 카페 서비스에서 접속하기 보다는 PC 설치형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사용자가 있어 아직도 버전업이 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를 기반으로 안드로이드 앱으로 공개된 버전이 나오기도 했다.

(그림 3. 네이버 이전 버전 채팅 안내)(그림 3. 네이버 이전 버전 채팅 안내)


사용자의 요구 때문인지 새로운 버전이 나오고 2년이 지나도록 이전 버전 채팅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 취약점을 이용한 사설 스크립트나 사설 클라이언트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이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사례는 드러나지 않지만 액티브X 기반의 서비스가 의도적인 공격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포털에서 관리되고 있는 서비스가 이 정도라면 검증되지 않은 업체에서 만들어진 채팅 솔루션의 위험성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다음 카페의 경우에는 액티브X 추가 기능을 사칭해서 설치하는 사례가 있다는 공지를 찾아볼 수 있다. 액티브X를 설치하는 경우 ‘~에서 배포한 ~기능‘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이를 사용자가 사전에 인지하고 확인되지 않은 것은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데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 사이트에서 어떤 플러그인을 배포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해당하는 사이트에 들어와서 무언가 설치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면 그냥 믿고 설치할 뿐이다(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거나 게시자의 인증서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일반 사용자에게 그런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액티브X 매니저라는 액티브X 프로그램이다. 한번만 설치하게 되면 악성 액티브X를 쉽게 구분할 수 있고 검증된 프로그램만 설치할 수 있게 안내한다는 것이다. 말꼬리 잡기처럼 보이지만 매니저 프로그램 역시 악성코드로 위장해 등장할 수 있는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멀티 플레이어 플래시

액티브X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은 플래시 채팅이다. 사용자가 추가적으로 플러그인을 설치하지 않아도 이미 웹 브라우저에 플래시 플레이어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배포로 인한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플래시는 단순한 클라이언트 역할만 했기 때문에 서버에 대한 구축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10 부터는 RTMFP(Real Time Media Flow Protocol)라는 기술이 지원되어 서버를 거치지 않고 연결된 각 PC에서 실제적인 통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서버에 몰리는 부하를 줄일 수 있다. 또한 프로토콜의 이름처럼 미디어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적합하게 구성되어 있다. 

TC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가 아닌 UDP(user datagram protocol)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고 결제나 인증 처리보다는 채팅이나 동영상 처리와 같은 용도에 적합하게 구성됐다. 코드명 Stratus으로 공개됐다가 현재는 Cirrus라는 코드명으로 아직 정식으로 출시된 서비스는 아니다.

국내에서는 어도비 Currus를 활용한 서비스가 나오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화상 채팅이나 화이트보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해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그림 4. Currus 데모 – Adroit)(그림 4. Currus 데모 – Adroit)


플래시 게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별도의 설치 없이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플래시 기술이 환영받고 있다. 대부분의 웹 브라우저에 플래시 플레이어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다는 점과 화려한 그래픽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관련된 서적이 번역 출판될 정도로 시장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SNS 게임 시장에서도 HTML5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강력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밸런타인데이에 출시된 앵그리버드 페이스북 게임 역시 플래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스마트폰에서 보는 것보다 섬세한 그래픽 표현이 가능하며 실시간으로 친구들과의 게임 순위가 업데이트되는 처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메신저의 진화

컴퓨터를 처음 켰을 때 운영체제와 함께 실행되는 프로그램에는 바이러스 탐지와 같이 시스템 운영상 필요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인데 유일하게 사용자에 의해 추가되는 프로그램이 메신저였다. 대표적인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MSN과 SK컴즈의 네이트온이다. 특히 네이트온은 2004년 싸이월드를 인수하면서 성장세를 지속했고 2005년에는 MSN을 제치고 국내 사용자수 1위를 차지했다. 2008년 회원 수는 2500만 명이 넘어서면서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만들었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이메일보다는 메신저에 접속하면 항상 대기 중인 친구들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친구 목록에는 수많은 그룹이 존재하지만 온라인 상태인 사용자는 가끔 찾아볼 정도이다. 그 많던 친구들은 다 어디 갔을까?

(그림 5. 챗온)(그림 5. 챗온)


얼마 전 공개된 통계 자료를 보면 카카오톡이 네이트온을 완전히 밀어낸 것은 아니다. 30-40대에서는 카카오톡이 주로 사용되지만 10-20대는 매드스마트의 틱톡(http://www.madsmart.co.kr/)이나 네이트온 UC를 사용한다고 한다. 세대별로 인간관계에 대한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의 네이트온에서 친구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면 30대 이상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가입자면에서는 카카오톡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출시 1년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섰고 3월 기준으로 4200만 명이 가입되어 있다.

대부분의 모바일 메신저는 스마트폰만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공개된 삼성전자의 챗온 서비스는 피처폰까지 지원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경쟁 상대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네이트온도 피처폰을 지원해왔다. 유무선 연동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네이트온 뿐 아니라 싸이월드도 모바일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움직임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의 경우 구글의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그룹 채팅이 가능한 화상 채팅 서비스인 ‘행아웃(Hangouts)’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시민과의 대화에 활용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기업 내에서 업무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어 해외에서는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웹 브라우저에서의 실시간 경험

우리가 알고 있는 웹 페이지는 요청과 응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RIA가 초기 시장에 등장하면서 ‘새로 고침’ 기능의 문제점을 특히 강조했다. 정보의 유형이 단순 문서보다는 애플리케이션 형태나 실시간 데이터를 다루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전처럼 페이지를 새로 고치는 것이 사용자에게는 큰 불편함이 된 것이다. 특히 지도와 같이 사용자의 입력에 바로 반응해주어야 하는 웹 페이지라면 이런 이슈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사용자의 경험은 스마트폰의 터치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졌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지도 서비스를 내놓은 곳은 다음이나 네이버가 아닌 야후 코리아였다. 당시에 구글맵이 한국 지도를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팟 터치 사용자 커뮤니티에서는 새로운 지도 서비스의 출시를 반기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야후에서 출시한 지도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지금처럼 지도 내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화면을 잡고 끄는 형식이 아니라 특정 지점을 터치하면 그 지역을 중심으로 화면이 전환되는 페이지 방식이었다. 콘텐츠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용자의 경험을 역행하는 서비스는 오래 가지 못하고 밀려나게 된다. 

웹 브라우저에서의 실시간 경험은 플러그인을 바탕으로 지원됐지만 HTML5 시대가 오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웹 소켓은 HTML5에 포함된 기술로 웹 서버와 웹 브라우저가 지속적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채팅, 게임, 실시간 데이터 통신이 필요한 웹 페이지 개발에 적용될 수 있다. 작년 11월에 진행됐던 KTH의 H3 개발자 컨퍼런스 등록 페이지에 구현된 채팅 기능이 웹 소켓으로 구현된 것이었다. 웹 소켓 기술은 대화형 웹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데에도 필수적인 요소이다. 실시간으로 주식 시세를 표시하거나 극장의 좌석 예약 상황을 관리할 수도 있다.

비디오와 오디오 스트리밍을 처리하는 기술도 관심의 대상이다. 화상 채팅과 같은 기능도 이제는 플러그인 기술 없이 웹 브라우저만으로 가능하게 된다. 관련된 내용은 W3C(http://www.w3.org/TR/webrtc/)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국산 스마트폰 앱으로 오랜 기간 동안 앱스토어 순위권에 머물러 있는 ‘심심이(http://www.simsimi.com/)’라는 앱이 있다. 심심이는 이즈메이커에서 만든 인공지능 채팅 로봇이다. MSN 봇으로 만들어졌다가 2010년 스마트폰 앱으로 출시되어 인기를 얻고 있다.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 같지만 실은 기계적인 답변을 받을 뿐이다. OCR(Optical Character Reader)과 TTS(Text To Speech)를 발명한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최근 인터뷰에서 검색엔진이 알아서 찾아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언급을 했다.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는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상대가 사람인지 기계인지 알 수 없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다.

참고자료
1. 어도비 Cirrus
2. 네이버 채팅 개편, 그리고 위험천만한 이전버전 채팅
3. 네이버 카페챗 SE
4. 구글 행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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