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와 일상을 정리하는 새로운 방법 Notion - 이해봄.전시진 지음/제이펍 |
컴퓨터 관련 책을 처음 구입한 것은 V3 가이드였습니다. 지금과 다르게 그때는 그냥 달랑 exe 파일만 있어서, V3를 실행하려면 명령어들을 모두 알아야했거든요. 뭐 그렇게 많은 옵션이 있는 건 아니라서 몇장 프린트해서 가지고 있으면 되었지만, 뭔가 모호한 이슈가 있어서, V3가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어떤 제품이든, 가이드가 없어도 대충 눈짐작으로 또는 알음알음 방법을 배워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뭔가 이걸 가지고 제대로 일을 해보겠다 싶다면 책이나 가이드 문서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피스 도구 같은 경우도 그냥 표 정도 작성해서 사용하는 것이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피벗 기능을 사용한다든지, 낯선 작업을 해야 한다면 혼자 힘으로 다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블로그에 올려진 많은 정보가 도움이 되긴 하지만, 뭔가 조각조각 나있고, 내가 원하는 내용이 딱 담겨져 있지 않죠. 그래서 다들 책이 필요한 겁니다.
Notion 이라는 도구는 언젠가 맥을 사용하는 분들이 쓰는 걸 보고 아~ 저건 맥에서만 쓰는 건가 싶었는데, 책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번역서가 아니라 사용자 그룹에서 쓴 책이라니. 맥 사용자가 그렇게 많았나 싶었는데, 윈도우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앱까지 지원한다고 하더군요.
뭐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문서 만들기 관련 워크샵에서 다른 도구를 설명하면서 마지막에 "이런 도구도 있지만, 요즘에는 다들 Notion을 쓰더군요" 라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Notion이라는 것이 그렇게 대박인거야? 싶었죠.
책을 접할 기회가 생겨서 책과 함께 Notion이라는 도구를 같이 살펴보았습니다. 뭐가 그렇게 매력적인지 궁금했거든요. 일단 책의 구성은 딱 한국 사용자를 위한 책입니다. How to 주제에 맞추어진 목차와 자세한 그림 설명이 포함된 형식입니다. 번역서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자세하게 그림 설명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피스 관련 도움말을 보더라도 딱 필요한 그림만 포함하고 나머지는 모두 텍스트로 설명하고 있죠. 그래서 책을 읽기는 무척 쉽습니다. 다만, 3장까지만요. 4장에서는 함수, 데이터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4장은 참고할만한 내용이라 미리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할 때 찾아서 보면 될 듯 합니다. 4장을 건너 뛰면 5, 6장은 또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도구를 사용해본 경험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겁니다. 낯선 도구(슬랙, 트렐로, 워크플로위) 이야기가 나올때 경험이 있는 분들은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장단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경험이 없다면 무슨 이야기야 싶을 수도 있거든요. Notion이 정말 좋다~라고 하는 분들은 대부분 다른 도구들을 사용하면서 이런 점이 간지러웠는데, Notion이 정말 딱 맞게 그 부분을 긁어주었다는 점이 좋았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직장 내에서 협업을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는 용도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지 문서를 작성하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만들어진 문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마치 데이터처럼 자료를 보관하고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겠지요.
개인적으로는 Table 뷰라는 개념이 맘에 들었습니다.
Table 뷰로 된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정보를 입력해두면 Calendar, Board 뷰로 모양을 바꿔가며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기술을 개발자가 아니라 일반 사용자가 쓰기에는 엑셀에서도 상당히 복잡하거든요(가능은 합니다만). 근데 Notion은 이걸 아주 쉽게 설정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Table 뷰 뿐 아니라 다른 기능들도 6장의 사용기(?)를 보면 다른 전문적인 도구에 비해 사용하기 쉬운 편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능만 보면 Notion과 같은 기능을 하는 도구들은 많이 있는데, Notion을 쓰는 이유 중 하느는 정보를 구조화하고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하나둘 슬랙 포스트로 많은 사람들이 문서를 적었어요. 대충 작성해도 꽤나 준수한 문서 결과물을 만들어주더라고요. 하지만 슬랙은 그렇게 작성된 문서들을 잘 모아볼 수 있게 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리고 포스트를 삭제하지 않는 한 문서 리스트를 보면 정제된 문서들과 일회용으로 작성된 문서들이 함게 떠다니고요....그 시점에 Notion이라는 도구를 개발팀에서 발견했어요. 흥미를 느낀 몇몇 분들이 궁금해하며 같이 사용해보니 슬랙의 Post처럼 문서를 쉽고 간편하게 작성할 수 있으면서, 각 페이지들을 트리 구조로 정리할 수 있더라고요. 더 나아가 많은 문서 도구들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어디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전부 외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죠. 상대적으로 Notion은 슬래시(/)를 통해 여러 기능들을 제공해주다 보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더라고요.
* 슬래시 명령어는 252페이지 참고 ^^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가이드 문서를 Notion을 사용해 공개하는 케이스도 생기고 있습니다. 문서의 공개가 중요한 것이아니라 문서를 만들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협업을 통해 리뷰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