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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술의 역사] 알코올 중독 관점에서 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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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역사 - 8점
피에르 푸케 외 지음, 정승희 옮김/한길사

빵의 역사를 다룬 책인 꽤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술의 역사를 제대로 다룬 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술을 다루고 있는 책에서 살짝 다루고 있긴 하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책은 없습니다. 이 책 역시 저자가 도입부에서 언급한 것처럼 서양 특히 유럽의 역사에 한정적이기 때문에 술의 역사를 제대로 다룬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어쩌면 빵과는 다르게 술이라는 것은 의도적인 발견이라기보다는 우연한 발견에 가깝고 오랜 기간동안 술을 만드는 기술 자체가 종교적인 영역과 연결되어 누구나 접하기 힘든 영역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서양의 관점에서는 빵과 마찬가지로 그리스 시대부터 신화와 연결되고 여전히 지금도 술이라는 것은 인간이 컨트롤하기 힘든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피에르 푸케는 프랑스 알코올 협회 창립자라고 합니다. 저자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없어서 책에서는 그 정도 수준만 다루고 있구요. 위키에서 찾아보면 그냥 알코올 협회가 아니라 알코올 중독 관련된 협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SFA (Société française d'alcoologie)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술의 역사를 그냥 역사 그 자체로 보기보다는 알코올 중독이라는 측면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식민지 지배의 수단으로 알코올 중독을 사용했다는 것은 인상적입니다. 국내에서도 일본의 주세령을 단순하게 세금을 부과하게 위한 수단으로만 이야기하는데 술을 획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 알코올 중독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려 했다면 이 이야기가 맞는 것일수도 있겠네요.


몇몇 글을 찾아보면 이런 생각이 전혀 터무니없지 않습니다.

...우리민족은 일제시대 이전에는 술을 형편없이 먹었던 적이 없 습니다. 조선 세종때는 향교나 서원에서 ‘향음주례(鄕飮酒禮)’라 해서 흔들림없는 주도(酒道)를 가르칠 정도로 술에 엄격했지 요. 그러다가 일제시대때 나라 잃은 힘없는 지식인들이 술로 망 국의 한을 달래면서부터 주도가 망가졌고, 자유가 억압당한 군사독재시절을 거치면서 폭탄주등 군사문화에 술문화가 오염된 것습니다...

“酒를 主로 모신 것도 하느님 소명” - 허근 신부

http://www.sulsul.kr/06_boa/boa02.htm


...물론 알코올 중독자를 좋아했던 곳은 단 한 곳도 없으며, 알코올 중독자에 대한 시선은 시대를 막론하고 좋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이상하리만큼 알코올 중독에 관대한데, 이는 어느정도는 일제 강점기 시기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일본이 특히 술 마시고 벌이는 깽판에 사회적으로 관대했다. 어쨌든 그들을 겪는 피해자들 입장에선 미칠 노릇이고, 이걸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들도 흔하다...

https://namu.wiki/w/%EC%95%8C%EC%BD%94%EC%98%AC%20%EC%A4%91%EB%8F%85


본문에서도 아메리카 또는 아프리카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 같은 경우에는 술과 사람을 교환하는 인신매매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이루어졌다고 하네요.

...아프리카에서도 알코올 중독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아프리카인들은 예전에는 현지에서 양조된 술을 마셨으나, 식민지 지배를 당하면서 외제 술에 입맛이 길들여졌다. 그들 중 아무도 술 소비가 몰고 올 엄청난 폐해를 깨닫지 못했다...


책이 그렇게 두껍지도 않고 알코올 중독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은 부분 다루고 있어서 '술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욕구를 채우기에는 부족함이 있으나 나름 술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 온라인서점에서는 절판이라 도서관 등에서 찾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내용이 길지 않으니 도서관에서 약간의 시간을 투자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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