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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고종석의 문장] 역시 글쓰기는 훈련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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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 8점
고종석 지음/알마

지은이가 고종석님으로 되어 있지만 책을 따로 쓴 것은 아니고 숭실대에서 3개월 동안 진행된 강의를 정리해 편집한 것입니다. 절필을 선언한 분이기 때문에 편집 과정에 어떤 식으로 관여했는지는 모르지만 전반적인 내용이 구어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개월 동안의 강의를 책 2권으로 나누어 출간한다고 합니다. 5월에 1권이 나왔고 10월에 2권이 나왔습니다.



강사의 스타일이 드러나는 강의라 그런지 어떤 부분에서는 본인의 주장이 상당히 강하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SNS 언어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SNS 언어가 한국어를 파괴하기는커녕 외려 한국어를 더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종의 파롤 역할을 하면서 한국어의 진화에 기여합니다. 지리적 방언들이 한국어를 풍성하게 만들듯이 사회방언, 특히 SNS 언어들도 한국어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중첩된 표현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강조합니다.


...'바른 말'에 집착을 보이는 이들은 이런 표현들을 써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역전 앞'은 '역전'이라고 말해야 하고, '피해를 입다'는 '해를 입다'라고 해야 하고, '유언을 남기다'는 '유언을 하다'라고 써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분들은 어떤 단어나 표현이 옳은지 그른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사람들은 그 언어를 실제로 사용하는 언중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겁니다. 사람들이 걸으면 길이 되듯, 사람들이 하면 말이 됩니다. 어원이나 본디의 뜻 같은 것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다수의 사람들이 그 말을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글쓰기를 다루는 책은 세세한 설명 때문에 책장을 넘기기 힘든데 이 책의 경우 강의 내용을 따라가고 있어 그렇게 큰 부담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책 읽기가 좀 어색할 수는 있습니다.


실전 글쓰기에서는 본인이 쓴 '자유의 무늬'를 까면서 진행하고 있어서 '자유의 무늬'라는 책을 옆에 두고 같이 읽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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