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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다산의 업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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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8점
정민 지음/김영사

회사에서 대량 구매한 책 중 하나인듯 한데 어느 날 궁금함이 생겨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글을 잘 쓰기로 유명한 저자 덕분에 상당히 어려울 수 있는 다산선생의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제목이 '지식경영법'이라고 붙어있어서 경영자들이 좋아할만한 주제였는지 몰라도 실제적으로는 어떻게 일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 다산선생이 아들과 제자들에게 전해준 이야기가 이 책 한권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사실 한번에 쓰윽 읽고 끝낼만한 책은 아닙니다. 읽다가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급된 책을 찾아서 보는 것이 좋겠지만 이 책도 분량이 만만하지 않아서 ^^


...'천자문'은 초서를 익히는 교재로는 어떨지 몰라도 어린아이들이 처음 글자를 익히는 교재로 삼기에는 문제가 많다. 앞에서 든 예처럼 개념이 들쭉날쭉할 뿐 아니라, 문장의 구조도 왔다갔다한다. 역사이야기를 하다가 느닷없이 몸가짐이야기로 건너뛰는 등 일관성도 없다. 다른 글에서 다산은 "처음 배울 때 '천자문'을 읽히는 것이 우리나라의 제일 나쁜 습속이다"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천자문에 대해서도 일부 논란이 있지만 다산이 직접 쓴 교재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처음 단계에서 아예 잘못된 길을 선택해놓고 이것을 고집하게 되면 북원적월(北轅適越) 의 결과를 빚을 뿐이라고 했다. 북원적월은 수레의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놓고 남쪽으로 가려 드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수레를 열심히 몰면 몰수록 목표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공부하는 사람의 바람직한 태도로 다산은 다시 개과 불린(改過不吝 )을 꼽았다. 잘못되었다 싶을 때 즉각 그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잘못인줄 알면서 자존심 때문에 고집을 부린다면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남의 지적을 덮어놓고 수긍하려 드는 태도는 더 잘못이다. 공부하는 사람은 이 사이를 잘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워낙 좋은 내용이 많아서 인용을 다 하지 않았지만 말보다 글이 중요한 시절인지라 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지금 글쓰기에 적용하더라도 모두 마음에 새겨둘 만한 내용입니다.


...세상의 문인이나 학자들은 혹 한 글자나 한 구절이라도 남에게 지적을 당하면 속으로 그 잘못을 알면서도 잘못을 꾸미고 그릇된 것을 수식하여 굽히려 들지 않는다. 심지어는 얼굴이 벌게지고 사납게 마음속에 품어두었다가 마침내 해치거나 보복하는 자까지 있다. 어찌 여기에서 보고 느끼지 못한단 말인가? 어찌 문자만 그러리요. 말하고 의논하고 일을 베푸는 사이에서도 더욱 이와 같은 근심이 있으니, 마땅히 생각하고 살펴서 이 같은 병통을 제거하기에 힘써야 한다. 진실로 바른 것을 깨달으면 그 자리에서 돌이켜 고쳐 기쁘게 선을 따라야만 꼴불견의 소인이 되지 않을 수 있다...


* 그러고 보니 제대로 다산선생의 글을 읽어본적이 없네요. 다산학술문화재단에서 최근 '여유당전서'를 새로 편집해 출판하면서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개했다고 합니다만... 기본 소양이 부족한지라.. 국역이 된 책을 찾다보니 읽을 수 있는 책이 많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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