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큰 슈퍼나 마트에 가보면 다양한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어느 정도 규모가 큰 업체에서 나오는 막걸리만 찾아볼 수 있고 TV 에서 간혹 소개되는 막걸리를 직접 구매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막걸리를 구입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와인처럼 전문 매장이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겠지만 막걸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장은 없으니 현지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법 외에는 없을까라는 궁금함이었습니다.
먼저 기사를 찾아보았습니다. 2010년 3월 기사인데요.
대포 한잔 생각날 땐 인터넷?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410703.html
국세청은 주류 분야 규제완화 조처의 하나로 다음달 1일부터 전통주의 인터넷 판매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대상 주류는 농민 및 생산자단체가 생산하는 농민주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청장 또는 광역자치단체장이 추천하는 민속주 등이다. 소비자는 성인인증을 거쳐 농수산물유통공사(www.eatmart.co.kr)와 우체국(mall.epost.go.kr)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전통주를 구매할 수 있으며, 전통주 제조업체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살 수 있다. 소비자 한 명이 하루에 살 수 있는 전통주는 50병 이내로 제한된다.
기사에 따르면 2010년 4월부터 막걸리를 포함한 전통주의 인터넷 판매가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판매 경로는 지정된 2곳의 인터넷 쇼핑몰과 제조업체 홈페이지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네이* 같은 포털에서 막걸리를 검색하면 쇼핑탭에 막걸리가 나오지 않았나 봅니다.
2012년에는 규제가 좀 더 완화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성인인증 과정에서 유료로 판매되는 범용공인인증서만을 사용해야 했는데 2012년부터는 일반 공인인증서도 사용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10ℓ짜리 막걸리 나오고…전통주 인터넷판매 규제완화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53119.html
이제 구매를 시작해볼까요. 처음에는 식객에 소개되었다는 '덕산막걸리'를 주문해보려 했습니다.
낱개로는 판매하지 않고 12병 단위로 판매를 합니다. 일반 쇼핑몰처럼 구성되어 쉽게 구매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 사이트에 문제가 있는지 회원가입이 되지 않네요. ㅠㅠ
웹브라우저 문제인가 싶었는데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도 처리가 되지 않더군요. ㅠㅠ 전화로도 주문이 가능하지만 전화를 하기에는 부끄러워서 ^^ 다른 사이트를 찾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부산의 산성막걸리입니다.
메인 페이지에 배송 관련 안내가 있는 것을 보니 좀 더 안정적인 관리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문 가능한 종류는 1가지입니다. 유기농햅쌀막걸리가 있었나 본데 지금은 품절이고 20병짜리와 10병짜리로 구분해 주문이 가능합니다. 신용카드는 안되고 무통장 입금만 가능합니다.
20병짜리가 저렴하긴 하지만 산성막걸리는 유통기한이 10일입니다. 이 점을 주의해서 주문하셔야겠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택배는 진짜 부산에서 보냅니다. ^^ 저녁에 주문하고 그 다음다음날 오전에 도착했습니다.
박스 크기가 커서 사은품이도 들어있나 싶었는데 저렇게 커다란 비닐 주머니에 큼지막한 얼음덩이를 넣어서 보내줍니다. 막걸리 무게보다 얼음무게가 엄청나더군요. 오는 동안 반 정도만 녹아 완벽한 냉동보관을 보장해줍니다.
냉장고를 가득 채운 막걸리 ^^ 10병을 주문한다면 냉장고에 어느 정도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혹 집에 김치냉장고가 있다면 숙성을 위해 김치냉장고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하네요.
시중에서 판매하는 막걸리가 보통 알콜6%인데 산성막걸리는 그보다 조금 높은 편입니다. 1병 먹어보면 취기가 올라오는 것이 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막걸리 구매 시 한 가지 확인해야 할 것은 이것이 탁주인지 살균탁주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발효와 그로 인한 유통 기한입니다. 살균탁주는 발효가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유통기한을 1년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탁주는 계속 발효가 진행되기 때문에 같은 날 구입한 막걸리라도 먹는 날짜에 따라서 맛이 달라집니다. 유통기한도 길어야 20일 정도까지 가능하구요.
대표님 인증샷
어머니가 만들던 막걸리를 막내아들인 유청길 대표가 이어받았다고 하더군요.
대부분 막걸리 양조장은 일 자체가 고되기 때문에 가족들이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 맛 비밀은 어머니 손으로 직접 빚은 누룩에 있죠"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091127000141
막걸리 명인 유청길 / [한국의 식품 명인]전통 막걸리를 위한 최고의 '테루아'를 이어간다
http://happy.design.co.kr/in_magazine/sub.html?at=view&info_id=49289&c_id=00010006
자 이제 시음을 ㅎ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예전에 강원도에 여행갔을 때 옆 테이블 어르신들이 지난 주 나온 막걸리를 달라고 하시길래 무슨 이야기인가 싶었습니다. 이번에 구입한 막걸리를 10일 동안 하루에 1개씩 먹어보았는데요.
매일 매일 맛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날은 좀 신맛이 강하다 싶었는데 점점 날이 지날 수록 맛이 묵직해진다고 해야 할지 걸죽해진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매일 매일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막걸리를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주로주로닷컴에서도 출하일 이후 2-3일이 지난 상태가 가장 맛이 좋다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냥 마트에서 하나씩 사먹는 막걸리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왠지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
* 다른 막걸리 제조업체도 인터넷, 전화주문으로 구매가 가능한 곳이 더 있습니다. 확인되면 바로바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2010년 기사에 나온 농수산사이버거래소에서는 신평양조장 하얀연꼿 생막걸리, 백련 생막걸리, 구암 농산 우리랑 구암대추막걸리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우체국쇼핑몰에는 막걸리는 없고 전통주만 판매하네요.
* 금정산성막걸리 이야기는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 블로그에 만화로도 소개되었습니다.
아래 링크 참고하시구요.
http://blog.daum.net/mifaff/134294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