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문서

[AR] 나에게만 보이는 세상 이야기

반응형
나에게만 보이는 세상 이야기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2010년 9월호

영화를 보다보면 목표가 되는 건물에 침투하기 위한 진입 루트를 디자인하는 작업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의 배경이 좀 오래됐거나 몸으로 때우는 영화라면 대부분 해당 건물의 도면을 펼쳐놓고 일당이 모여 어떻게 들어가서 일을 마치고 빠져나올지 고민하는 모습이 나오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컴퓨터상에서 도면을 확인하거나 해당 건물의 컨트롤센터를 해킹해서 구조물의 약점을 확인하고 감시체계를 어떻게 무력화시킬지 시뮬레이션 해보게 된다. 단지 영화 속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스마트폰을 들고 가까운 목적지를 찾아보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보자. 예전처럼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보거나 표지판에 의지하고만 있지는 않고 디지털화된 정보를 활용하고 있을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회사 동료들과 함께 근처에 스크린골프장을 가볼 기회가 있었다. 골프 연습장이라는 이미지는 커다란 새장 같은 곳에서 빈 공간을 향해 공을 치는 모습이나 간혹 회장님이 화가 나면 휘두르는 흉기로만 생각하고 있어 스크린 골프장에 대해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마치 조금 큰 노래방처럼 생긴 공간이 익숙해서인지 부담스럽지는 않았고 넓게 펼쳐진 필드의 이미지를 보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재미는 없어보였다. 하지만 의외로 실감나는 여러 장치들이 게임에 몰입하게 하고 짧지 않은 플레이 시간동안 서있는 곳이 어두컴컴한 지하공간에 스크린 앞이라는 것을 잊게 했다. 처음 골프채를 쥐어본지라 게임 플레이 시간은 벌써 버스 막차 시간을 넘기고 말았다. 최근의 언론 보도를 찾아보니 2010년 7월 해당 부분 국내 1위 업체의 매출은 벌써 1,000억 원을 돌파하고 있으며 스크린골프 시장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전국에 설치된 업소가 6000여개에 이르고 이미 수도권은 제 살 깎기 경쟁으로 저가경쟁이라던지 불법영업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을 정도이다. 스크린 골프라는 아이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정보기술이 접합된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확대는 치열한 경쟁을 기반으로 기술적이고 감성적인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 출시된 제품은 아바타로 시작된 트렌드의 영향인지 벌써 3D 제품군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으며 조금 있으면 4D로 시장이 변화할 것이라고 한다. 바람이 불어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를 느끼고 볼 수 있다고 하니 대단한 경험일 것이다. 골프가 대중화됐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직접 필드에 나가보는 것이 직장인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닌데 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면 1. 3D 스크린 골프)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지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 최근 구글에서 지도정보를 수집하면서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수집됐다는 논란도 있지만 그만큼 네트워크상에서 볼 수 있는 지도에 대한 정보라는 것이 이제는 단순히 평면적인 지도 정보를 웹상에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진, 검색, 할인정보뿐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친구의 정보까지 지도라는 공간을 바탕으로 구현할 수 있다. 그리고 사용자가 직접 참여해서 지도와 관련된 정보를 새롭게 업데이트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정보를 다양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다시 공유하거나 재가공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의 보급은 다양한 개인정보를 실시간으로 누군가와 또는 보이지 않는 힘과 공유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대가로 개인적인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편안함이 제한되거나 누릴 수 없게 된다면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고 전에는 없던 정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내가 서있는 버스정거장에 언제 버스가 올지를 미리 알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유용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물론 배차시간이 길거나 다른 대안적인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다르겠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버스 도착정보를 정류장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 단말기를 이용한다면 나와 다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정보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다. 기술이 발달하고 보편화되더라도 이런 차이는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 같은 정보를 보고 있다고 할지라도 이를 전달하기 위한 사용자 경험이 다르다면 그만큼의 가치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SNS 서비스 역시 모바일 웹에서 사용하는 것과 유료앱을 구매해서 이용하는 것은 동일한 정보를 가공하지만 사용자의 경험에 있어서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개발과 건축

흔히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는 건물을 짓는 것에 많이 비유되어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분야가 아직 역사를 이야기할 만큼 전통적인 영역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개념들이 다른 분야에 비교되어 표현된다. 건축에서 많은 개념을 차용하며 설계나 개발 프로세스에 어느 정도 적용하면서도 결과물에 대한 사용자의 생각은 눈으로 보이는 건축물과 소프트웨어는 명확히 다르다고 인식한다. 예를 들어 건물의 위치가 막상 지어놓고 보니 좀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5미터쯤 옆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근 복원된 광화문의 경우도 위치와 방향을 제대로 맞추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는 이런 요구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한 언론 기사에 소개된 내용은 이러한 현실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결국 전원이 주말 밤을 꼴딱 샜어요. 월요일에 고객이 와서 결과물을 보더니 하는 말이 뭔지 아세요? 쪼니까 되네. 이러더라고요’ - 프레시안 기사 인용

일부는 사용자에게 프로젝트의 과정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지 못한 탓도 있겠고 사내 정치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프로세스를 거친 이후의 일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당장 사용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표면적인 결과를 중요시하게 되고 내부적인 프로세스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되돌릴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러다보면 관리나 유지보수면에서 결국 비용부담이 사용자에게 되돌아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피해가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나오는 유행어처럼 ‘나만 아니면 돼’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새로운 공법을 도입하면 좀 더 생산성 있고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는 건축에서보다 더 많은 다양한 변수를 가지고 있다. 마치 지반 어딘가에 숨겨진 가스관의 위치를 알 수 없는 상황처럼 알 수 없는 것들과 예상치 못한 이슈들을 만나게 된다. 개발자들의 업무 강도에 대한 문제도 개발환경이나 관리시스템의 문제도 있지만 이런 소프트웨어 개발의 특성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도 알 수 없었던 가스관이 터져서 도심이 마비가 되었는데 예정에 없던 일이라고 모른 척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슈를 겪고도 여전히 숨겨진 문제점은 쉽게 찾을 수 없고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할 뿐이었다.

블록 쌓기

RIA에서 대표적인 개념 중 하나가 컴포넌트 기반의 설계와 구축이다. 흔히 블록 쌓기에 비유해서 설명이 되곤 한다. 필요한 기능을 미리 만들어놓고 그냥 서로서로 연결만 해주면 마법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아주 간단한 설명이다. 실제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학습곡선이 짧고 각각의 컴포넌트가 오류 없이 동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어 개발자는 안정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런 개발방법론은 프로젝트 영업 시에도 비용이나 시간, 기능면에서 내세울 것이 많은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점은 RIA가 일반 웹영역뿐 아니라 기업시장에서도 빠른 시간 내에 자리 잡게 된 계기중 하나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입맛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근본적으로 가능하다고 광고해주는 플랫폼을 마다할리 없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면 2. MINI COOPER 시뮬레이션 로딩 화면)


이런 특징을 잘 활용한 초기 RIA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인테리어 시뮬레이션 기능이다. 웹이 없던 시절에는 두꺼운 샘플북을 하나하나 찾아서 대조해보며 어떤 디자인이 적절할지 찾아보게 된다. 수작업의 좋은 점은 실제 질감이라던지 눈으로 보이는 색상을 비교해가며 선택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전문적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거나 디자인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RIA를 적용하면 사용자가 직접 자신이 원하는 레이아웃과 색상을 비교해가며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는 별다른 비용이 추가되지 않고(물론 사용자가 직접 체험해보는 것도 간접적인 비용에 포함되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하면서 수정하거나 조합을 변경할 수 있어 실제 계약 성사에 즉각적으로 이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또한 각각의 모듈을 컴포넌트로 분리해서 구현하였기 때문에 인테리어뿐 아니라 외장도색이라든지 다른 영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건축 인테리어 분야 뿐 아니라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도 대량 생산체제에서 개인의 성향에 따른 커스터마이징된 제품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웹을 통한 주문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자동차나 운동화, 의류와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이다. 실제 유명 메이커 등에서 이런 기능을 실제로 서비스하고 있다.

그럼 이제 사용자와 개발자가 다 같이 만족할 수 있는 비결로 RIA를 선택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을까? 물론 RIA는 시각적인 부분에 한정된 영역이니깐 임베디드나 내부 프로세스를 제외한 UI영역에서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파랑새를 찾은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현실 세계에서도 단순하게 지정된 세트의 블록을 조립하는 것은 쉽지만 개인화된 구조물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커스터마이징된 블록을 별도로 판매하기도 하고 중간에 잘못된 조립은 최종적인 구조물을 실패로 만들기도 한다.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는 여기에다가 각 블록이 상호작용을 통해 예기치 못한 영향을 주고받는다. 현실 세계처럼 지정된 세트라면 모르겠지만 사용자의 요구사항이라는 변수를 만나게 되면 일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실감나는 세상

RIA가 많이 적용되고 있는 분야중 하나가 관제 시스템이다. 간단하게는 시스템 성능을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에서부터 건물이나 도시 전체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집약해서 표현하는 부분이 주로 차지하는 부분이다. 주로 실시간 데이터를 다루고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에 즉각적인 대응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대규모 시스템에 도입이 어려웠지만 최근의 기술적인 안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도입되고 있다. 그래픽 모델링 기술을 적용하는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RIA 프로젝트에서도 실제 제품이나 도면을 3D로 표현해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면 3. X플랫폼 인터랙티브 가이드 일본 적용 사례)


특히 최근에 구축되거나 업그레이드된 기업 내 그룹웨어의 경우 데스크톱 바탕화면 형태의 모습을 가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사용자들이 익숙한 데스크톱 바탕화면 형태로 업무를 배치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커스터마이징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굳이 바탕화면에서 다른 기능을 실행시키지 않더라도 문서 편집이라든지 웹브라우징이 가능하게 제공하며 어떤 운영체제이건 동일한 화면과 기능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 이전에는 사용자의 환경에 따라 되지 않는 기능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지원인력이 필요하는등 부가적인 비용이 투자되어야 했다면 RIA를 적용한 그룹웨어 환경에서는 이런 부담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특히 터치 인터페이스의 구현은 이런 시스템을 더욱 실감나게 만들어주고 있다. 화면 자체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우스나 키보드 조작만으로 자연스러운 경로를 직관적으로 따라가기는 힘들다. 하지만 눈이나 손의 움직임은 보이는 것을 그대로 집어낼 수 있기 때문에 쉽게 기능을 확장시킬 수 있다.

요즘 나오는 내비게이션들은 대부분 3D로 구현된 화면을 보여준다. 이런 기능은 복잡한 교차로나 지하차도나 톨게이트로 분리되는 부분에서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간혹 너무 인위적으로 구현된 화면은 오히려 예전 평면적인 안내보다도 혼란을 가져오곤 한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오히려 내비게이션이 길 찾기를 방해하기도 한다(다행인 것은 잘못 길을 들어선다고 해도 다시 길을 찾아준다. 물론 고속도로와 같은 경우에는 난감한 일이지만).

증강현실을 통한 입체적인 교육

증강현실을 적용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중 하나가 교육 콘텐츠 부분이다. 실제 지난 7월에는 마케팅 용도가 아니라 교육을 위한 콘텐츠와 결합된 형식의 유아 그림책이 국내에 소개됐다. 전통적인 팝업북의 형식을 그대로 빌려 아이들이 모니터속의 자신을 보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직은 조작법 자체가 PC에서 실행되는 형식이라 바로바로 적용할 수 없는 단점은 있지만 체계적인 교육과정에 적용해보는 것은 흥미로움을 더해줄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런 시도가 학교 과정에 적용되어 평면으로 이해하기 힘든 입체 도형에 대한 개념을 인터랙티브한 증강현실 기법을 바탕으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면 4. 아크로버스 AR 쇼케이스)


아이패드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교육 콘텐츠인데 컴퓨터가 아닌 쉽게 동작할 수 있는 단말기는 아이들이 게임기를 만지듯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이미 아이폰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이 새로운 기기에 쉽게 익숙해져 가는지를 봤다면 아이패드나 유사한 태블릿이 교육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성장을 가져올 것인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역시 콘텐츠인데 현재 제공되는 일부 전자교과서는 종이책을 PDF 형식으로 변환한 수준이라 실제 효율성에 있어 큰 차이를 가져가지 못한다. 이미 다양한 저작 플랫폼을 바탕으로 인터랙티브한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들이 제안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단순하게 콘텐츠의 부족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이런 것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언론보도에 따르면 특허청에서 내년도에는 플래시 플랫폼을 기반으로 동적 디자인 출원, 심사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한다. 기존에 도면을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 시스템은 입체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별도로 여러 장의 도면을 제출해야 했는데 동적으로 물체의 입체적인 형상이라든지 움직임, 상호작용까지 표현할 수 있어 좀 더 많은 부분의 디자인이 보호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다고 한다.

현실을 구별할 수 없는 세상

얼마 전 일본의 한 디자이너가 공개한 'domestic robocop'이라는 영상은 단순한 미래의 모습보다는 인간과 컴퓨터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점을 단순한 영상에 담은 것이 아니라 1인칭 시점에서 만들어진 콘셉트영상에서는  꽤 피곤한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마치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별개로 다른 세계가 몇 개의 레이어로 중첩되어 보이는 것이다. 심지어는 이미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법이 오래된 습관인 마우스와 키보드만을 벗어난 지는 오래됐다. 이미 스마트폰을 통한 터치 형식의 인터페이스에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져 있고 제스처나 물리적인 접촉을 통한 인터페이스 방식도 많은 부분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서 정보를 보여주는 형식도 이전과는 다른 형식을 가지게 된다.

이런 개념은 이미 많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다루어졌던 내용이지만 좀 더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2007년 방영된 ‘전뇌코일’이라는 애니메이션은 가까운 미래에 전뇌 안경이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가상의 정보를 어디서든 얻을 수 있고 이를 둘러싼 복잡한 시스템이 소년소녀들의 모험으로 이어진다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SF 영화임에도 그 흔한 근사한 로봇하나 등장하지 않으며(물론 로봇은 등장한다. 다만 다른 SF 메카닉물과 분명한 차별성을 가진다) 흥미로운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내용 중에 전뇌펫이라는 가상의 애완동물이 등장하는데 전뇌 안경을 쓰고 있는 상태에서는 실제와 다를 바 없는 존재로 나타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2008년 AR을 활용한 전뇌 피규어를 별도 제품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면 5. 전뇌코일)


국내에서도 AR분야가 많은 곳에서 적용되고 있다. 이전에는 웹사이트에 AR 적용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플러그인을 설치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했는데 플래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AR 서비스는 사용자가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기존 플래시 콘텐츠 제작기술을 응용해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흥미로운 영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플래시의 새로운 3D API의 공개 역시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웹에서의 AR은 웹캠을 통한 인터페이스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와 연결이 된다면 좀 더 사용하기 쉽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가구 제조업체인 이케아에서 콘셉트 어플리케이션으로 공개한 데모를 보면 좀 더 현실적으로 집안에 가구를 배치해보고 가구의 디자인을 변경해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앞서 설명한 인테리어 시뮬레이션에서 좀 더 현실적으로 한발자국 더 나아간 모습이다.

2010년 가장 이슈가 된 영화는 인셉션(inception)이 아닌가 싶다(물론 개인적으로는 토이스토리3가 더 괜찮았다고 보지만). 심지어는 영화를 보기 전에 익히고 가야할 용어에 대한 해석을 정리한 게시글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 최근의 기술적인 트렌드를 본다면 앞으로는 내가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아니면 어떤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현실인지 구별할 수 있는 토템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참고자료
1. 전뇌 피규어(AR-FIGURE)
http://www.geishatokyo.com/jp/ar-figure/figure.html
2. 프레시안 - '일의 노예'… 한국의 IT개발자가 사는 법
http://www.pressian.com/article/author_article_list.asp?article_num=30100810150825
3. 전뇌코일 - 일본 미디어 예술제
http://plaza.bunka.go.jp/korean/festival/2007/animation/000863/index.php
4. 아크로버스 AR 쇼케이스
http://www.acroverse.com/ar/ar_index.html
5. AMAZING 3D IMMERSION TECHNOLOGY
http://labs.ideo.com/2009/04/15/amazing-3d-immersion-technology/
6. BMW MINI
http://miniusa.com
7. 토템 :
영화 인셉션에서 다른 사람의 꿈속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작고 묵직한 주사위나 추와 같은 물건.
8. screen golf 이미지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