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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블로그

발판을 마련하다

레딧에 올라온 글 중에 올해 초 테크니컬 라이팅 전공으로 졸업을 했는데, 아직도 취업을 못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Hard time getting my foot in the door

https://www.reddit.com/r/technicalwriting/comments/1o6jngy/hard_time_getting_my_foot_in_the_door/

커리어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이야기죠. 예전에는 신입 커리어를 시작하려 하는데 이런저런 경력을 요구해서 어려웠는데, 요즘에는 경력이 있어도 새로운 자리를 잡기 어려운 시기이긴 합니다.

 

하여간 저 제목이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인가 싶어 번역기를 돌려 보았더니 "발판을 마련하다"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대충 느낌은 알겠는데, "발판"이라는 단어가 내가 아는 그 단어인가 싶더라구요.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면 영어 표현 "pave the way"가 한국어로 바뀐 표현이다라고 하는데 확장해서 해석하면 비슷한 의미이긴 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표현 자체가 너무 다르긴 합니다. 그리고 "발판"이라는 도구가 흔하게 쓰이는 것은 아니라서...

 

신문 라이브러리를 찾아보면 "발판"이라는 표현이 쓰이는 것은 

"전식구를 히생시켜가면서 그식구를 발판으로 밟고(1940.03.09 동아일보)"처럼 마치 담을 넘을 때 누군가 엎드려 있는 듯한 모습을 이야기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다른 곳으로 진출하기 위하여 이용하는 수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설명하는데,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출세나 목적 달성 따위를 위한 수단이나 바탕이 되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의 설명은 실제 "발판"의 사용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의 설명은 어디서부터 인가 그 의미가 바뀐 것 같습니다. "중심도시 도약 발판 마련"처럼 "발판"이 있으면 뭔가 전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되어버려서요.

 

"발판"은 아래 그림처럼 약간의 지원만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발판"이 되는 대상이 희생을 할 수 있지만요.

 

1933.09.02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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