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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를 좋아하는 분 중에서 "송명섭 막걸리(송막)"은 잘 알고 즐겨 마시지만, "태인양조장"이라고 하면 뭘 만드는 곳인지 잘 모르는 분이 있습니다. 브랜드와 양조장이 딱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일부 양조장은 대표적인 브랜드를 양조장 이름으로 바꾸기도 합니다.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도 마찬가지입니다. "1865"라는 와인 이름은 잘 알지만 산 페드로(San Pedro)라는 칠레 와이너리라고 하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2017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그린영농조합"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는 "그랑꼬또(Grand Conteau) 와이너리"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와이너리를 알리는 안내문에도 그랑꼬또 와이너리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랑꼬또 와이너리는 대부도에 있습니다. 안산역에서 30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자동차로는 40분 정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시간 10분 정도(환승 포함) 걸립니다. 서울에서도 많이 떨어진 것 같지만, 양재역 기준 자동차로는 1시간 10분 정도, 대중교통은 2시간 10분 정도 걸립니다. 이름은 섬이지만, 육지와 마찬가지로 이동하는 데 불편함은 없습니다. 오히려 배편으로 대부도에 가는 것이 더 어려울 겁니다.



그렇지만, 시화방조제를 건너는 동안 바다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주변 식당도 바지락을 재료로 한 음식이 많더군요. 바지락 칼국수가 대표적인 음식이었는데, 칼국수 대신 된장 빠글장을 맛보았습니다. 다른 반찬 없이 이것만으로 밥 몇 공기는 먹을 수 있겠더군요. 사실 와인과 해물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 생각했는데, 얼마 전 한식대첩에서 그랑꼬또 청수 와인과 해물과 소갈비가 들어간 효종갱을 내놓아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보고 저런 조합이 괜찮은가 싶었습니다. 빠글장은 된장 맛이 강해서 좀 애매하겠지만, 효종갱이라면 와인과 어울림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그랑꼬또 와이너리의 김지원 대표는 2000년 초 와이너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전까지는 농협에서 일했었구요. 초기에는 설비 없이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2008년에 설비를 갖추기 전까지 유럽 와이너리와 설비 업체를 방문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선택한 설비는 이탈리아의 Della Toffola 였다고 합니다. 간혹 영화에서 등장하는 유럽의 와이너리를 보면 이런 설비 없이 수작업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농가 형태의 와이너리는 설비를 갖추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설비와 프로세스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곳에서 주로 만드는 와인은 캠벨 얼리(Campbell early) 품종으로 만드는 와인이라고 합니다. 캠벨 얼리라고 하면 낯선 느낌인데, 그냥 시장이나 마트에서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검은색을 띤 포도입니다. 대부도 내 포도농장 생산량의 80% 정도가 캠벨 얼리 품종입니다. 그랑꼬또 와이너리 내에서도 포도를 재배하지만, 30여 회원 농가의 포도를 수매해 와인을 만든다고 합니다. 올해는 강수량이 적어 포도색이 곱게 나오지 않아 일반 시장에 판매하기 어려운 사정이 생겨 회원 농가 외에 다른 농가의 포도도 같이 수매했다고 합니다.


캠벨 얼리는 부드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1년 정도 짧은 시간 숙성으로 그 맛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쉬라(Syrah) 품종의 경우에는 거친 특징 때문에 3년 이상 숙성이 되어야 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오래 숙성된 와인이 좋은 것인가라는 질문은 제대로 된 질문이 아니라고 하네요. 품종이나 지역에 따라 어느 정도 숙성해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는지는 와이너리의 숙제인 것이죠. 


호주나 북미처럼 육류를 많이 소비하는 곳에서는 타닌(tannin)이 풍부한 것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기름진 고기의 맛을 중화시킬 수 있는 용도로 와인을 마시는 것입니다. 때문에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따라주면 식사 도중에 마실 뿐 남는다고 와인을 다 먹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 와인 시장은 와인 자체를 즐기는 문화라고 합니다. 식사와 같이 하기 보다는 와인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탄닌의 맛을 꺼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보다 달콤한 느낌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죠. 그랑꼬또 와인을 스테인리스 저장고에서 관리하는 이유 중 하나도 과일 본연의 스위트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캠벨 얼리는 당도가 낮아서 와인을 만들기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시중에 출하되는 포도는 이른 시기에 수확해서 출고되기 때문에 출고 시점의 당도는 낮게 측정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수확한 캠벨 얼리의 경우에는 19-20브릭스 정도의 당도가 나온다고 합니다. 와인을 만들기 충분한 당도가 나온다는 것이죠.



국산 와인은 빈티지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랑꼬또 와이너리도 본격적인 생산은 2008년 이후지만, 저장고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빈티지 와인을 저장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와인도 빛을 볼 날이 오겠지요. 원래 와인의 이름은 그랑꼬뜨(Grand Cote)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와이너리에서 연락이 와서 이름을 그랑꼬또로 바꾸게 되었다고 하네요. Grand Coteau도 언덕이라는 뜻이고 대부도라는 이름도 화성군 남양면 쪽에서 대부도를 바라보면 섬 같지 않고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하여 대부도(大阜島)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언덕 부(阜)라는 한자를 자주 쓰는 건 아닌데, 지역의 이름이 그랑꼬또라는 와인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기막힌 한 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와이너리 투어 프로그램은 시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많은 양을 마시는 건 아니지만,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분이 많아 일행 중에서 시음하지 않는 분들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마련한 족욕 휴게실이라고 하네요 (와인 족욕 체험이 기본 코드 투어보다는 비싸긴 합니다 ^^)



그랑꼬또 와이너리의 와인은 직접 와이너리에 방문해서 사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살 수 있다고 합니다.

http://www.grandcoteau.co.kr/


작년부터는 온라인 마켓에 진출하면서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선택했는데, 와인의 특성 상 선물로 많이 구매한다고 합니다. 11월은 연말 이벤트로 와인 장식 전구 세트를 증정한다고 합니다.

http://naver.me/GuiaxvMX 




* B컷 모음 (뭐 그렇다고 본문이 A컷이라는 건 아닙니다).


김지원 대표님은 대학이나 현장에서 강의를 워낙 많이 하셔서, 마이크를 잡으시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으시다고 합니다. 국내 시장에서 와인에 대한 시각이 잘못되어 있는 부분이 많고 와인을 취급하거나 생산하는 분들도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 이를 바로 잡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합니다. 대표님 입장에서는 같은 이야기를 수백번 반복하시는 것일텐데 기분 좋은 인상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시네요.



동굴 형태의 와인 저장소는 아니라서 큰 감동은 없습니다만, 꽤 큰 규모의 저장용기만으로 인증샷 찍기는 괜찮습니다.



시음공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사진찍기에 딱 맞는다는... 아래 있는 사진은 너무 멀게 찍고 각도가 약간 애매해서 그런데, 좀 더 가까이서 와인병을 배경으로 찍으면 멋진 인생샷이 나온다는~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와인입니다. 농축와인이라고 설명을 들었는데, 달달함이 정말 지금껏 맛보지 못한 와인이었습니다. 김홍도는 유년 시절을 안산 지역에서 보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바닷가 풍경을 그린 초기 작품은 서해 바다의 모습이라는 이야기가 있구요. 김홍도 와인의 라벨에 그려진 "사슴과 동자"는 안산시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안산 단원미술관에 가면 실물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https://www.ansanart.com/main/danwon/index.do



어부밥상은 한국호텔관광실용전문학교 이형근 교수가 대부도 지역의 식재료로 만든 레시피라고 합니다. 어부밥상은 간장을 거친 전통된장이 아니라 빠금장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빠금장은 집에 된장이 떨어질 즈음에 메주를 빻아 소금과 함께 2~3일 숙성시켜 만들어 먹던 우리 전통 장류중 하나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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