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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인사이드전통주

박보검은 보이지 않지만...문헌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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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서천 한산소곡주를 방문하면서 살짝 스쳐 지나간 곳이 문헌서원입니다. 신성리 갈대밭에서 좀 오래 머무른 덕분에 문헌서원은 간단한 스케치 정도만 하고 왔습니다. 그때 서원 입구에 한옥민박이 있는 것이 독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1박 2일 프로그램이라 그때 스쳐 지나간 문헌서원에서 1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박보검, 김유정이 출연한 "구르미그린달빛"을 촬영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블로그 검색을 해보면 문선서원에 대한 많은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작년과 검색 트렌드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드라마에 문헌서원이 등장한 시점부터 검색량이 치솟기 시작합니다.


http://datalab.naver.com/


이 정도라면 서원 곳곳에 홍보용 간판도 들어서고 박보검, 김유정 사진이라도 붙어있을 것 같은데 어디서도 그런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문헌서원은 그 흔적만 남아있는 곳이 아니라 지금도 공부를 하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그 흔한 매점이나 기념품 상점도 보이지 않습니다.



도착한 시간이 6시를 넘어 해설사님은 퇴근하시고 문헌서원 관리를 총괄하시는 팀장님이 직접 안내를 맡아주셨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비 온 뒤의 즉사"라는 시가 걸려 있습니다. 목은(牧隱)이색(李穡)의 시입니다. 목은은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야은(冶隱)길재(吉再)과 함께 고려말 절의를 지킨 삼은 중 한명입니다. 목은은 포은과 야은의 스승이기도 하고 성리학의 학문적 체계를 만든 인물입니다. "비 온 뒤의 즉사"라는 시는 조선이 들어서면서 하루아침에 나라가 바뀐 것을 한탄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 합니다. 桃李는 복숭아와 오얏나무를 의미하는데 오얏나무는 자두나무입니다. 그래서 문헌서원 주변에 자두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고 합니다.


비 온 뒤의 즉사 / 雨後卽事

밤중에 빗발 날려 난간에 뿌리더니 / 夜來飛雨洒闌干

봄꿈을 깨고 나자 새벽빛이 차갑구나 / 春夢初殘曉色寒

문 열고 보니 이 몸 있는 곳을 모를레라 / 開戶不知身在處

온 도성 도리꽃이 비단 둥치를 이뤘네그려 / 滿城桃李錦成團



입구에 홍살문(紅箭門)이 있습니다. 사진이 좀 흐리기도 하지만 원래는 붉은색으로 칠한 문인데 색이 많이 벗겨졌습니다. 윗부분에 창과 삼지창 모양이 있는 것은 나쁜 액운을 물리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서원 입구에는 하마비(下馬碑)가 있습니다. 누구든지 그 앞을 지날 때는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임금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원은 공부하는 곳이기 때문에 다른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원에도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자신의 주소를 서원으로 옮겨 병역을 면제받거나 땅의 소유자를 서원으로 바꾸어 세금을 면제받는 등의 비리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또한, 서원이라는 공간은 지역 내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공론의 장인데 이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에 따라 영향력을 미치기도 합니다.



문헌서원 입구에는 숙박과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저녁 식사는 정갈하게 차려집니다. 따뜻한 방에서 함께하는 저녁은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식사는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서원 안쪽에 작은 샘물이 있습니다. 이걸 샘물이라고 해야 할지 우물이라고 해야 할지 애매하지만, 물이 정말 시원하고 깔끔합니다.



서원 위에 있는 제향 공간에서 바라보면 풍수적으로 이곳이 얼마나 뛰어난 곳인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 잘 모르겠더군요. 이곳은 원래 서원이 있던 곳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원래 있던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문헌서원은 1969년 현재 위치로 이건 된 이후, 정부와 서천군의 전통역사마을 조성사업계획에 따라 2007년부터 기산면 영모리 문헌서원 일대 1만9847㎡부지에 5년여간의 재정비 절차를 거쳐 2013년에 기와 색감이 아름답고 곡선이 부드러워 볼수록 아름다운 전통한옥으로 새롭게 단장되었으며...

http://www.munheon.org/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 소곡주 축제장에 가기 전에 신성리 갈대밭으로 이동합니다. 오랜만에 뜨끈한 방에서 자고 나니 밥맛도 좋네요.



소곡주 축제는 "신성리 달빛문화 갈대 축제"와 같은 기간에 진행됩니다. 축제장 앞마당에는 로컬푸드 마켓이 펼쳐졌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들어오는 버스가 많습니다.



신성리 갈대밭은 마치 미로처럼 길을 꾸며놓았습니다. 정신없이 높이 자란 갈대를 보면서 걷다 보면 길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한산면은 모시가 잘 알려진 곳입니다. "소곡주"보다는 "모시"가 더 잘 알려져 있긴 하죠. 그래서 소곡주 중에도 모시 잎을 넣는 곳도 있고 이렇게 한산모시 생막걸리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산모시 생막걸리는 일환주조장에서 만듭니다.



* 이번 여행은 "1박 2일 충남 명품 술기행"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녀왔습니다.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사)한국술문화연구소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http://cafe.naver.com/urisoolschool/10512


B컷 사진

다른 사진을 보면 전체적인 건축물 구조를 잘 표현하는데 생각보다 그런 사진을 담기 힘드네요. 전체 모습을 담아야지 하고 찍었는데 나중에 보면 저런 사진만 남는 건 왜 그럴까요.



야경 촬영은 역시 쉽지 않네요. 눈으로 보았을 때는 고즈넉하게 멋진 풍경이다 싶었는데 사진에 담긴 것은 너무 큰 차이가 ^^



신성리 갈대밭 위를 날아가는 새를 잡아보았습니다. 그냥 하늘에 점이 박혀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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