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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제로 투 원] 저절로 팔릴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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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 8점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한국경제신문

전자책으로 읽었고 읽은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밑줄 그어놓은 메모만 남겨 있어 이곳에 옮겨놓습니다. 읽을 때의 느낌을 딱히 담아내지는 못하지만 말이죠.


구입해놓고 못 읽고 있는 책 중 하나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입니다. 물론 '손자병법' 같은 병법서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네요. 그래서 처신을 잘 못하나 봅니다. 하여간 이 책에서도 '전쟁론'을 언급하는데 비즈니스와 전쟁과의 관계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비즈니스 용어에도 전쟁에 관한 비유가 곳곳에 침투해 있다. 우리는 '헤드헌터 Headhunter'(원래는 '죽인 사람의 머리를 모으는 사람'이라는 뜻)을 고용해서 '판매 인력 Sales force'('force'는 원래 '병력'을 뜻하는 말)을 보강해 '전속시장 Captive market'('captive'는 말 그대로 포로가 되어 있는 제품 수요자들을 의미)을 장악하고 '대박 make a killing'을 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것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전쟁 같은 경쟁이다. 사람들은 경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용맹한 일인 양 취급하지만, 실제로 경쟁은 파괴적인 것이다.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대박이 날거야~ 라고 생각하고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독점적인 우위를 가진다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니면 영업적인 우위나 정치적인 우위가 필요하겠죠.


유용한 경험칙 하나를 제시하자면, 독자 기술은 가장 가까운 대체 기술보다 중요한 부분에서 '10배'는 더 뛰어나야 진정한 독점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보다 못한 개선은 지엽적인 개선으로 인식돼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이미 참가자들이 수두룩한 시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경험이라는 것이 무시할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믿을 만한 것도 아닙니다. 영어만 잘하면 출세할 수 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여론을 좌우하는 부유한 베이비붐 세대들은 자신들의 순진한 낙관주의를 의심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뻔히 정해져 있는 커리어가 그들 자신에게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커리어가 자녀들에게는 효과가 없으리라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이미지를 재단한다는 표현이 무섭게 느껴지더군요. 이 글을 읽고 나서는 모든 정치가의 행위가 왠지 재단된 이미지라는 느낌이 점점 강해지구요. 국민들 스스로보다 더 그들의 생각을 잘 알 수 있다는 것이 무서운 일이죠.


요즘 정치가들은 '그때그때' 국민들이 하는 생각에 자신을 맞춘다. 현대적인 여론조사기술 덕분에 정치가들은 이미 형성된 여론에 정확히 맞춰서 자신의 이미지를 재단할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대부분이 실제로 그렇게 행동한다.


회사의 미션이라는 것이 과연 순수한 것인가 의심하게 됩니다. 


연봉이나 특전을 가지고 2014년의 구글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회사의 미션과 팀에 관한 훌륭한 답변을 갖고 있다면 1999년의 구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10배 뛰어난 이라는 말과 함께 '저절로 팔릴 만큼'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공학도들은 항상 '저절로 팔릴 만큼' 훌륭한 제품을 만들려고 애쓴다. 하지만 실제 제품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틀림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착각하고 있는 사람이거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뭔가를 팔려는 사람인 것이다.


여기부터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언급이었는데 기계만으로 뭔가를 완벽하게 하기는 힘들다는 겁니다. 아직은 말이죠. 기계적으로 판단하기 힘든 가치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


CIA(미국 중앙정보부)는 인간에게 특권을 주는 스파이들이 운영한다. NSA(미국 국가안보국)는 컴퓨터를 우선시하는 장군들이 운영한다. CIA의 애널리스트들은 수많은 노이즈가 섞인 정보를 처리해야 하므로 가장 심각한 위협들을 찾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NSA의 컴퓨터들은 막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지만, 기계 혼자서는 누가 테러리스트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지 권위 있게 판단하지 못한다.


채용이란 부분적으로 탐정 일이나 세일즈와 비슷하다. 지원드의 이력을 면밀히 조사하고 그들의 동기와 적합성을 평가한 다음, 가장 유망한 지원자들에게 입사하라고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기능을 컴퓨터로 효과적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 대신 링크트인은 채용 담당자들이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기로 했다. 현재 채용 담당자들의 97퍼센트 이상이 링크트인을 이용한다. 링크트인은 지원자들을 물색할 수 있는 강력한 검색 및 필터링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링크트인의 네트워크는 자신의 브랜드를 관리하고 싶은 수십만 명의 전문가들에게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링크트인이 단순히 기술로 채용 담당자를 대체하려고 시도했다면 이미 오래전에 실패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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