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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남한강에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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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 8점
유홍준 지음/창비

창비에서 진행하는 '책읽는당'에 참여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작년에 읽은 책인데 이제 기록을 남기네요. 이 책은 처음 출판되었을때 구입을 고민하다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어야지 했는데...이런 기회를 만나 읽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몇몇 지역은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면서 지나온 곳이라 머릿속에 기억을 떠올리며 읽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답사여행을 목적으로 한번 다녀오고 싶더군요. 자전거를 타고 갈때는 대부분 그냥 지나가버리는 경우가 많아서요.


답사를 가면 그 지역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혼자 가는 여행은 그런 점이 아쉽습니다. 그럴 때 이런 답사기를 한 권 같이 가져간다면 그런 재미를 찾을 수 있겠죠.

...이곳 마을과 강 이름이 술 주(酒) 자, 샘 천(泉) 자가 된 것은 주천리 뒷산인 망산 기슭의 바위샘 돌구유에서 술이 나왔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고구려가 중원 지역을 지배할 때부터 이 고장 이름이 주연현(酒淵縣)이었던 것을 보면 이 술샘의 유래가 무척 오랜 것 같다. 그 술샘은 어느 때부터인가 술이 나오지 않게 되었는데 전하기로는 양반이 뜨면 술이 나오고 상놈이 뜨면 물이 나온다고 하여 어느 상놈이 부숴버렸다고도 하고, 이를 마시고자 각지에서 현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을 이어 고을 아전들이 아예 이 돌구유를 현청으로 옮기려 하였는데 갑자기 벼락이 떨어져 세 동강 나 그중 한 조각이 주천강가로 굴러 떨어졌다고도 한다...


아. 책에서도 그 이야기가 나왔군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렇게 선생님들끼리 주고받는 인물 이야기를 곁들으며 살살 뒤따라가는데 반대쪽에서 비석을 살피고 오던 지질학자 기근도 교수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내 팔을 당기며 저 앞쪽으로 끌고 갔다. "여기 좀 보세요. 이 비석들을 보면 이 동네에서 나오는 각종 돌들이 다 있어요. 이건 화강암, 이건 수성암, 이건 편마암, 이건 퇴적암...정말 희한하네요. 이런 암석 진열대가 없어요." 누가 그랬던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유럽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문화유산이 도시 가까이에 있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 주변에 사라지는 문화유산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으니깐요. 

...이 탑은 시내에 있다는 것이 아주 중요한 거 같아요. 저기 고층아파트를 배경으로 보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 오히려 제천이 문화적으로 역사가 깊고 당당하다는 걸 보여주잖아. 유럽에 가면 중세시대 건물이 도심 속에 있는 것이 얼마나 멋있던가...


정부 뿐 아니라 예산의 집행이라는 것은 유연성과 비리의 경계가 모호한 것 같습니다. 모두가 선한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이런 고민이 없을텐데 말이죠...

...이참에 세상에 대고 한마디 건의하자면, 좋은 건축을 지으려면 공개 입찰이 아니라 좋은 건축가를 모셔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공개 입찰을 하더라도 가격 평가가 아니라 질, 퀄리티의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바람직하고도 선진적인 예산 집행 시스템이 우리나라에서 언제 시행될 수 있을까? 생각하자니 답답하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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