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을읽자

[책벌레와 메모광] 진짜 책벌레 이야기

반응형
책벌레와 메모광 - 6점
정민 지음/문학동네

진짜 책벌레 이야기가 나오는 줄은 몰랐습니다. 제목 그대로 책벌레와 메모광에 대한 이야기를 남깁니다. 지금은 일부 자료나마 전산화가 되어 활용할 수 있지만 그 이전 시대에는 모두 메모에만 의존해야 했을 겁니다. 먼 옛날도 아닌 1990년대만 하더라도 자료를 찾을 때 어느 잡지에 그런 글이 있다더라~라는 이야기만 듣고 제본된 잡지를 하나하나 뒤졌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것도 아닌 시절에는 책 한권을 보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그리고 보고 싶은 책을 만났을 때 그 기쁨이 어떠했을지 이 책을 읽으며 떠올리게 됩니다. 주로 연암 박지원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데 생각해보니 예전에 사놓았던 열하일기도 아직 들쳐보지 않았네요. 반성합니다.


뭔가 관심 있는 자료를 정리하면서 정리된 내용을 책으로 뚝딱 만들어내는 저자의 능력이 존경스럽습니다. 물론 이 책은 가볍게 읽을만한 책입니다. '지식경영법'과 같은 책처럼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는 않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책읽기의 즐거움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합니다.


* 은행잎이 책벌레를 막아준다는 것도 새롭게 알았습니다. 은행잎을 책갈피로 사용하는 분은 많은데 모두들 이런 걸 알고 있었을까요 ^^

...고서를 사거나 건조시키고 있으면 책장 사이에 은행나뭇잎이나 나팔꽃잎이 끼워진 채로 마른 것을 볼 수 있다. 장서를 사랑한 나머지 누가 언제쯤 한 일일까? 주인은 세상을 떠나고 책은 주인을 바꾸어가며 모르는 사람의 수중에 들어가고, 또 모르는 세상의 모르는 사람 손으로 건너간다. 책벌레를 막는 은행나뭇잎, 나팔꽃잎은 말라서 책벌레와 함께 종이보다도 가볍게 창문 밖의 바람에 날려서 사라질 것이다... / 나가이 가후永井荷風 '겨울날의 파리'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