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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인사이드전통주

늦은 봄 송순의 향을 느낄 수 있는 솔송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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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번째 찾아가는 양조장은 함양 명가원입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술을 만드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실제로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이 설농탕집입니다(아마 네이버 검색 결과는 사용자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검색 결과로 보면 체인점으로 설농탕을 판매하는 명가원이 가장 많이 노출됩니다). 그래서 좀 더 정확한 검색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명가원' 대신 '함양 명가원'을 키워드로 검색해야 합니다. 명가원은 경상남도 함양군 지곡면에 있습니다.


명가원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명가원라는 이름 대신 대표적인 술인 '솔송주'가 보입니다. 양조장 홈페이지 중 XE 기반으로 만든 사이트는 처음 보는 것 같네요. 전체적인 스타일이 시원하게 솔잎 향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http://www.mgwkorea.com/



* 참고로 XE는 오픈소스 CMS(Content Management System)입니다. 지금은 네이버에서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https://www.xpressengine.com/


회사(지리산 솔송주)를 설립한 건 1996년이고 솔송주 관련 기사가 처음 발견되는 것은 1998년 11월입니다. 당시 동아일보(11월 6일) 기사에 아래와 같이 나와 있네요.

...지리산의 솔잎과 송순으로 빚어 전통명주로 꼽혀온 송순주가 '지리산 솔송주'라는 상표를 달고 최근 가정에 배달되기 시작해 다른곳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됐다. 경남 함양의 송순주는 5백여년 전 문헌공 정여창 종가에서 찹쌀, 누룩, 송순, 솔잎을 원료로 빚기 시작한 술. 정여창의 17대손인 정천상씨가 2년전 재현. 숙취가 없으며 선물용, 제사용으로 많이 나간다고. 약주(알코올도수 13%)와 리큐어주(40%)로 나뉘며 375mL 약주 1병에 3천5백원, 리큐어주는 5천9백원, 한박스(10병) 이상 주문 가능...


2005년 박흥선 명인이 식품명인 27호로 지정됩니다. 회사가 설립한 지 10년이 안 되어 명인으로 지정되었습니다. 2008년에는 '명가원 영농조합법인'으로 회사명을 변경합니다. 그리고 2012년 경남도무형문화재(제35호) 기능보유자로 지정됩니다.


앞에 기사에서 나오듯 솔송주는 정 씨 집안의 술입니다. 그런데 명인 칭호는 며느리인 박흥선 명인이 받았습니다. 솔송주는 집안 대대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물려주었던 비법이라고 합니다. 그럼 술은 명인이 만들고 17대손인 정천상님은 회사 운영만 하느냐~ 그건 아니고 명인의 단점 중 하나가 술을 마시지 못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솔송주 절대 미각인 정 대표님이 품질을 검증한다고 합니다.


http://lotteallsafe.tistory.com/584

...솔송주의 맥을 이어어고 있는 박흥선 씨는 개평마을로 시집을 오면서 시어머니에게 술 빚는 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시집올 당시 그녀는 누룩 냄새도 맡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또한 30년 넘게 술을 빚어 왔지만 박 씨는 술은 입에도 못댄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술도 마시지 못하는 자신이 '가문의 술을 빚을 수 있을까?'하고 망설였지만 가양주의 맥을 이어야겠다는 일념에 제조법을 익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술은 마시지 못하지만 혀끝으로 술이 잘 빚어졌는지 판가름합니다. 남편 정천상 씨는 20대 초반부터 솔송주를 맛본 터라 솔송주에 대해서는 절대미각을 자랑합니다. 박 씨의 혀끝의 맛과 정 씨의 절대미각으로 솔송주는 변함없늠 맛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송순주는 다른 지역에서도 만드는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박흥선 명인이 식품명인으로 지정된 것은 정 씨 집안에 내려오는 전통적인 제조방식과 맛, 향을 재현하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해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40% 증류 제품인 담솔, 13% 솔송주 2가지를 판매하고 있으며 제품 패키지 등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다만 솔송주 명품은 13년간 저온 숙성된 솔송주를 분청사기에 담아 판매하는데 판매가는 아주 비싸다고 합니다. ^^


개인적으로는 375mL 패키지가 맘에 듭니다. 2013년에 리뉴얼되었구요. 약간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그냥 밋밋한 병보다는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이라서요. 700mL보다 부담도 적고 가벼운 안주와 함께 마시기 좋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제품은 주로 375mL입니다.

* 개평마을은 고택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한옥민박도 제공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0/26/2015102601179.html

마치 그림 연상시키는 개평마을 고택들


* 솔송주에는 솔잎과 송순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개평마을 뒷산에 소나무 숲이 있어서 솔잎은 이른 봄에 송순은 늦봄에 채취한다고 합니다. 죽순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송순은 첨 들어보네요. 국어사전에는 '새로 돋아난 소나무의 순'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죽순은 요리로도 먹는데 송순은 술을 담그거나 효소를 담그는 형식으로만 사용하는 듯합니다.

참고: http://www.suldoc.com/79256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대표가 쓴 '우리의 맛을 즐기는 72가지 전통주 수첩'에 보면 송순주와 잘 맞는 음식으로 '송순 무침'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뭐 먹지는 못할 것이 없겠지만 대중적이지는 않은 듯합니다.


* 솔송주는 가까운 마트나 농협, 우체국 쇼핑몰, 명가원 쇼핑몰 등에서 살 수 있지만...

좀 색다른 방법으로 만나보고 싶다면 PR 5번가 이벤트를 활용해보세요.

11월 4일까지 모집 중이라고 하네요.

http://blog.naver.com/prnprn/220519349752


저도 이벤트에 슬쩍 참가를 ^^

(아~ 글을 쓰고 보니 추천 안주는 체험 미션이군요. 이런. 혹 당첨이 되면 아래와 같이 체험을 ^^_)

솔송주(13%)와 어울리는 음식은... 일단 솔송주는 향이 강합니다. '솔의 눈'처럼 강력하지는 않지만, 인공의 향이 들어가지 않은 솔잎과 송순만으로 향을 내는 것이라 차이가 있죠. 그런데도 향이 다른 술에 비해 강합니다. 그러면서도 마셨을 때 깔끔하고요. 그래서 너무 맛이 강한 음식은 별로일듯합니다. 예를 들어 김치찌개나 곱창볶음처럼 매운맛이 강한 음식은 좀 애매합니다. 무난하게 먹으려면 흰살생선회가 좋을 듯하고요. 담백한 생선구이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담솔(40%)은 아직 마셔보지 못해서... 다만 비슷한 수준의 증류주를 생각해보면 달달한 음식이 좋을 듯합니다. 그 마요네즈 들어간 새우튀김.....칠리 말고 크림 새우가 적당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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