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을읽자

[도련님의 시대 5] 12년

반응형
『도련님』의 시대 5 - 8점
다니구치 지로 그림, 세키카와 나쓰오 글, 오주원 옮김/세미콜론

생각보다 5권까지 마무리 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메이지 시대를 좀 더 알았더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 그건 나중에 기회가 될때.


5권은 다시 소세키 선생이 등장합니다. 그의 죽음에 가는 길에서 1권부터 등장했던 다양한 인물들이 다시 나와 시대를 정리해줍니다. 8월 24일 30여분간 정신을 잃었던 순간의 이야기가 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대부분 작가의 상상력일텐데.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았을것 같네요.


완결을 알리는 글을 통해 다니구치 지로와 세키카와 나쓰오가 어떤 식으로 작업하는지 살짝 보여주는 내용이 있습니다.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 중 규모가 큰 경우에는 작화와 글이 나누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글을 통해서 어떤 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만화 작품은 다니구치 지로와 세키카와 나쓰오의 공저이며, 어느 쪽이 주고 어느 쪽이 종이라는 것은 없다. 하지만 작업하는 데 구별은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다.

우선 내가 전체를 막연하게 구상했다. 즉 기획이다. 그리고 한 작품마다 비교적 자세한, 영화 시나리오와 거의 비슷한 스타일의 각본을 썼다. 다니구치가 그것을 구성하여 작화했다. 그때 다니구치가 각본의 설정과 대화를 바꾼 적은 없기에 속칭 '원작'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역시 각본이다. 다니구치의 역할은 영화로 말하자면 촬영과 감독에 해당한다. 캐릭터 조형도 그의 손에 의했으니 캐스팅도 그의 역할에 해당된다.

그림이 완성되면 대사와 내레이션(만화 용어로 콘티)을 내가 수정햇다. 그림에 대사가 어울리지 않은 경우엔 대사 쪽을 고쳤다. 각 작품 모두 잡지 주간만화 '액션'에 연재되었지만 단행본으로 만들 때 다시 한 번 교정쇄를 받았다. 여기에서도 글자를 고치고 불필요한 페이지와 커트를 삭제하거나 또는 다시 그려서, 영화로 말하자면 편집을 했다.

...

'『도련님』의 시대'를 작업한 12년간, 혹은 공동 작업을 시작한 후 20년간 일어난 이야기의 질감과 색조의 변천을 숙성으로 볼지 노화로 볼지는 오직 독자의 판단에 맡길 뿐이다.


5권은 소세키 선생의 다양한 작품에 대한 언급이 등장합니다. 도련님을 비롯해 여러 작품이 등장하고 그런 작품을 쓴 계기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5권은 소세키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다시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네요.


* 두 분이 같이 작업했다는 해결사 장사(事件屋稼業)도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국내 출판 계획은 없다고 하네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