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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책은 도끼다] 은근히 지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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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 8점
박웅현 지음/북하우스

사실 이런 책(책을 이야기하는 책)은 별로 안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이 책을 읽다보니 어떻게 보면 나의 편견이었구나 싶네요.

물론 글을 쓴 것이 아니라 강독회를 편집한 내용이라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책을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몇몇 책은 바로 구매를 하게 되는...


몇 가지 인상적인 문구 남겨봅니다.


...아이디어는 총체적으로 나오지 도식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가르치는 것은 도식적이지 않으면 어려우니까 설명할 수 없는 것을 굳이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디자인은 단순한 멋 부리기가 아니다.

디자인은 깊은 생각의 반영이고

공간에 대한 배려다...


...이렇게 미세하지만 중요한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는 책을 읽으면 이런 효과가 있다. 우리는 그 책을 내려놓고 자신의 삶을 계속하면서, 작가가 우리가 다니는 회사에 있었다면 정확히 반응했을 바로 그것들에 주목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이 된 도끼 이야기가 나옵니다. 소설가 카프카가 한 말이라고 하네요.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



TV에서 노벨상 시즌이 되면 항상 등장하시는 고은 시인의 시입니다. 이름은 참 많이 들어본 분인데 정작 시집을 읽거나 사본 적은 없네요. 그래서 시집을 한 권 사보았습니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시집 띠지에 박웅현 추천이라는 글이 크게 박혀있더군요. 출판사에서는 시인 자신만으로는 뭔가 부족했다고 느낀걸까요.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우리의 습관이 된 것들. 예사로 보아넘기는 사실들도 조르바 앞에서는 무서운 수수께기로 떠오른다...


...그리고 이 소설의 키워드라고 생각하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 바로 '키치Kitsch'입니다. 독일어에서 나온 키치는, 흔히 영어로 '섈로Shallow'라고 번역을 합니다. '얕은, 얄팍한, 피상적인'이라는 뜻인데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가리키기에 가장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문구는 참 인상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잘 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적 기준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객관식 문제 같은 것은 아니가 맥락에 흘러가는 이야기인만큼 어떻게 바라보고 인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죠.

...그녀는 음악이 눈 덮인 웅장한 침묵의 들판에 활짝 핀 한 송이 장미와 흡사했던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시대를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옛 사람들의 작품은 그들의 삶의 속도를 떠올리며 느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보의 양이 다르고 만나는 사람의 범위가 다르고 물질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지금과 달랐던, 근대화, 산업화, 현대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야 해요...


...뼈빠지는 수고를 감당하는 나의 삶도 남이 보면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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