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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회장님의 글쓰기] 회장님이 아니라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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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의 글쓰기 - 10점
강원국 지음/메디치미디어

오랜만에 시원하게 글을 읽었습니다. 다니고 있는 회사의 사정도 그렇지만 조직 생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네요. '대통령의 글쓰기'는 실제 대통령의 글쓰기를 다룬 것에 반해 회장님의 글쓰기는 단순한 연설문 작성 이상의 조직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글쓰는 기술보다는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기술이나 재능이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글쓰기보다 먼저 소통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테크니컬 라이팅 분야에서도 단순한 라이터가 아니라 커뮤니케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를 쓰기까지의 과정은 말로써 이루어진다. 글이 아니다. 상사에게 내민 보고서 내용보다, 보고서가 만들어지기까지 상사와 주고받은 대화가 중요하다. 수신자와 발신자 사이에 흐르는 내용, 즉 텍스트도 중요하지만, 회로를 잘 연결하는 것, 즉 배경과 맥락이 되는 콘텍스트가 더 중요하다. 글쓰기도 중요하지만 그 저변이 되는 관계,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소통이 더 먼저다. 소통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글쓰기 자체보다 더 근본적이다...


특히 조직 내에서의 글쓰기라는 것은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소통이 목적인 것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글쓰기에만 치중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계발을 위해 읽는 것도 추천해드립니다. '회장님'을 계속 언급하고 있긴 하지만 '사장님'이 될 수도 있고 조직 내에서 상사나 동료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소통이라는 것은 누구나와 할 수 있는 것이니깐요.


...회장은 그 보고서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에 관심이 있다. 구두나 포스트잇만으로 보고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넌지시 말하라. 혼자 만들었다고 하지 마라. 설사 그렇더라도 많은 사람의 머리를 쥐어짠 결과라고 말하라. 그래도 회장은 당신을 기억한다. 더 좋은 이미지로 기억한다. 그리고 기본적인 믿음을 갖고 보고서를 읽기 시작한다...


글쓰기가 회사에서 중요하긴 하지만 글쓰기만 잘해서는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물론 하는 일에 따라 다르기도 합니다. 일부 기업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직원들과 원격으로 근무를 하는데 주로 글을 통해 소통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글쓰기가 중요하겠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을 만나야 하는 업무라면 글쓰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메러비안 법칙이란 게 있다. 40년 전,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메러비안(Albert Mehrabian)은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사람이 대화할 때 말의 내용을 통해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비중은 고작 7퍼센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머지 93퍼센트 가운데 비언어적 요소, 즉 말투와 억양 등이 38퍼센트를 담당하고, 표정과 몸짓, 자세가 55퍼센트를 맡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받아 적은 내용만 가지고 글을 쓰려면 93퍼센트가 빈칸으로 남는다. 말투와 억양, 표정, 몸짓은 받아 적지 못하니까 말이다...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에 관해 다루는 글도 있습니다. 기술 관련 기업이 아니더라도 사용자를 위해 쉽게 표현하는 글쓰기 기술은 어디에나 필요하겠죠. 짧은 글속에 테크니컬 라이팅이 왜 중요한지 잘 담겨져 있는 것 같더군요.


...일례로 '제품'이라는 말에 관해 개발조직과 영업조직 간에 생각하는 뜻이 다르다. 개발조직은 '제품다운' 제품에 방점을 찍어 생각하고, 영업조직은 '팔 수 있는' 제품에 강조점을 둔다.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다.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면 생각도 달라진다. 생각이 달라지면 같은 방향을 볼 수 없다. 한 조직 안에 있으면서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방향을 쳐다보게 된다. 내버려두면 갈등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사실 '대통령의 글쓰기' 인기덕에 한 권 더 내보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책을 구입해놓은 것은 꽤 오래되었는데 해가 지나고 읽게 되었네요. '대통령의 글쓰기'와는 좀 다른 책이라... 제목이 좀 아쉽긴 합니다만...조직 생활이 뭔가 잘 풀리지 않는 분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물론 책만 읽는다고 뭔가 잘 풀리진 않겠지만 내가 뭘 잘못하고 있구나~ 라는 것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는...)

2014/09/17 - [책을읽자] - [대통령의 글쓰기] '같다'는 표현은 삼가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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