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선생님 3 - 8점
다케토미 겐지 지음, 오주원 옮김/세미콜론

1, 2권 에피소드에서는 그래도 뭔가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았는데 오가와 소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여러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벌어집니다. 그래서 2권 마지막 에피소드인 '사랑의 태풍'이 계속 이어지고 '사랑의 끝'은 오히려 태풍보다 더 큰 골칫거리로 돌아옵니다.


...내가 판단을 그르쳤다.

...아냐. 아직 그렇게 생각하긴 일러!

결론이 어떻게 나더라도,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건질 수 있게...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성과를 얻을 수 있게...

온 힘을 다해 지도하자!!...


어떻게 보면 학생 개인 간의(물론 간접적으로는 스즈키 선생님도 포함된 것이지만) 연애 감정 문제인데 선생님이 너무 깊이 개입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3권으로 넘어오면서 스즈키 선생님의 감정의 흐름에 뭔가 괴리가 느껴집니다. 오가와라는 존재가 그렇게까지 무언가를 뒤흔들만한 존재일까 싶기도 하고요.





이 만화에 등장하는 선생님은 가끔 폭주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교과서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대사 역시 당연한 이야기지만 왠지 장르 만화였다면 교장 선생님은 이런 모습은 아니었어야 한다는 선입관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피해 학생과 목격한 학생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도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지만,

가해자가 되어 버린 학생 쪽도 몰아붙여서 마음을 병들게 하거나 하지 않도록 부디 신중하게 대응해 주십시오!

스즈키 선생님이라면 잘할 수 있겠지만...

잘 부탁합니다...


스즈키 선생님은 자신의 신념(또는 가르치는 것)과 자신의 감정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선생님이라는 자리 때문에 그런 고민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알겠지? 어떤 때든 자신의 주위에 존재하는 사람을 배경 그림처럼 무시해선 안 된다!

선생님!! 배경 그림이 뭐예요?

연극 무대에서 뒤에 놓인 그림으로 된 배경을 말해.

우린 항상 자신과 관계 맺고 있는 사람만 신경 쓰면서 타인을 제대로 생각하고 있다고 안심하곤 하지.

가령 전철 속에서, 목적지에서 기다리고 있을 애인과 친구들, 학원 선생님. 또는 함께 타서 열심히 자신에게 말을 해 주는 동아리 선배나 후배. 그들에게 신경을 너무 많이 쓰다 보면 같이 타고 있는 잘 모르는 사람들을 금방 배경 그림처럼 무시하게 되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도와주려고 생각하고 행동할 때라도

그래도...

그 상대 이외의 사람을 마음속 어딘가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 생각해 주는 걸 잊지 않도록 하자!...


모모이 선생님과 스즈키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교사에 대한 언급이 살짝 나옵니다.

이 만화에서는 스즈키 선생님의 연애 외에는 선생님의 다른 일상은 나오지 않지만, 스즈키 선생님을 중심으로 한 대화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기 자신도 이것저것 안고 있으면서...

타인인 학생들의 마음을 민감하게 파악해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인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교사라는 건 힘든 일이에요!...


스트레스로 폭주한 스즈키 선생님이 잠시 쉬기 위해 찾아간 양호 선생님의 대사는 뭔가 생뚱맞은 것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준비한 등장인물을 위한 변명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지금 일본은, 어른도 아이도 눈앞의 일을 자기 능력보다도 더 해내려고 들어서...

평소에 고민하거나 생각하는 걸 접어 두는 바람에, 계속 단련해 왔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도 실패하거나 망가지곤 하죠...


* 3권에 두 번이나 등장한 시콰사 드링크. 그림에서는 캔 음료라 좀 다른 것 같은데... 피곤할 때 정말 즉효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사진만 보면 정말 정신이 번쩍 들 것 같습니다. 시콰사는 오키나와에 자생하는 과일이라고 합니다. 토종 감귤이라고 하는데 색상이 정말 자극적입니다.


* 3권에 등장하는 문구는 작가 미상의 '바가바드 기타(भगवद् गीता)'라고 합니다. 바가바드 기타는 힌두교에서 성스러운 신에 대한 기타(歌頌, 공덕을 칭송하는 노래)라는 뜻이라 합니다.

...자신과 싸워 이긴 자에게 있어서 자신은 자신의 친구다. 하지만 자신을 이기지 못한 자에게 자신은 그야말로 적과 같이 적대하리라...

한국어 번역본에는 뒷표지에 나오는데 일본어판은 표지에 원문 문구가 등장하고 뒷쪽에서 번역이 나오는 듯 합니다.


* 3권에서 작가는 영향을 미친 영화에 관해 설명합니다. 구마이 게이(일본 사회파 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스카게티 호러의 대표 감독), 피터 브룩(규칙과 정형성을 깨뜨린 연극 연출의 선구자), 레프 클리자노프(1970년 죄와 벌 연출), 안드레이 콘챠로프스키(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와 소련 영화의 기대주로 주목받음), 마틴 스콜세지, 샘 페킨파(폭력 미학의 거장), 폴 슈레이더(일본의 극우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전기영화인 미시마 연출), 네기시 요시타로(네기시 키치타로를 이야기한 것 같은데..),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소년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 요코미조 세이시의 추리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합니다)... 음. 2권에서 소개한 문학 작품도 그렇지만 작가에게 영향일 미친 배경이 너무 많아서 그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참 모호합니다. 공통점을 이야기한다면 뭔가 불편한 작품들이라는 ~~



* 이 글은 출판사 세미콜론에서 모집한 '스즈키 선생님' 출간기념 서평단에 참여해 작성했습니다. 

서평을 작성하기 위한 도서는 출판사 세미콜론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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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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