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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비주, 숨겨진 우리 술을 찾아서] 옛것을 찾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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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 숨겨진 우리 술을 찾아서 - 8점
허시명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저자는 여행작가보다는 막걸리 학교장으로만 알고 있어서 쓰신 책을 딱 읽어보지는 못했네요. 나름 관련된 책을 찾아본다고 했는데 이제야 책을 접하네요. 제목처럼 상품화된 술이 아니라 입소문만으로 전해지는 가양주(家釀酒)를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전문 작가라 그런지 이야기를 잘 이끌어내면서 숨어있는 술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이 책 외에도 우리술을 다룬 책이 더 있는데 나중에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SNS에 맛집 사진을 올리는 것은 그 맛을 전하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염장질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을때가 많습니다. 지역 막걸리를 접하다보면 한 번 마셔보고 이건 이런 느낌이야..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은 조심스럽습니다. 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여러 손길을 거치고 있고 또 그 맛이라는 것이 여러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서 절대적인 평가는 아니라는 거죠.

무릇 모든 게, 발견하고 나면 발견한 일 자체는 아무 일도 아닐 수가 있다. 세상 일도 겪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닌 경우가 허다한 것처럼, 술 또한 그렇다. 아무리 맛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영원할 수는 없다. 막말로 입에 머금고 있는 짧은 순간에 모든 것이 결정되고 만다. 그 맛을 오래도록 머금고 있을 수가 없다. 그 맛을 오래도록 지켜내는 유일한 방법은 그 맛을 알아주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그때만이 맛은 유지될 수 있다.


요즘에는 가곡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 노래는 정말 기가 막히네요. 유튜브에 공개된 것이 몇 곡 있지만 이 분은 정말 한 잔 하신 듯한 표정과 목소리가 ^^

송명섭 씨가 권주가로 가곡 '명태'만한 게 없다고 했다.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 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 카아아" 하는 탄성이 최고라고 했다. 술은 그렇게 먹어야 한다는 게 송명섭 씨의 지론이었고, 우리는 그의 말대로 호기롭게 '카아아' 소리를 내면서 밥공기 술잔을 비워댔다.

http://youtu.be/2fFrj5FjAI4


옛것을 지켜낸다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할까 싶지만 왜~ 라는 측면에서 잘 정리를 해주셨네요. 다른 이야기지만 모짜르트가 그 시절에 만든 음악과 지금 우리가 듣는 음악이 같은 걸까라는 것도 생각해본다면 어찌되었든 부족하지만 옛것을 찾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옛것을 찾고, 옛사람을 찾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우리는 이 땅에 처음 태어나 처음 살아보지만, 이 땅은 우리 같은 사람을 처음 맞고 있지는 않다. 어쩌면 오늘 나와 비슷한 이상을 지닌 사람이, 이 땅에 무수히 살다 갔을 것이다. 이 땅에서 좀 다르게 살고 싶고, 좀더 잘 살고 싶다면, 옛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거기에 우리의 스승이 있고, 그들이 이루지 못한 꿈과 이상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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