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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국가란 무엇인가] 나쁜 짓을 많이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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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 8점
유시민 지음/돌베개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용산참사라고 합니다. 왜 국가가 저렇게 국민에게 폭력을 동원했을까? 같은 폭력에 대해 사람들마다 보는 시각이 왜 다를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상당히 다양한 철학자와 정치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가란 무엇인가를 탐구합니다.


중간중간 다른 책을 같이 읽기는 했지만 거의 한달정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맘만 먹으면 하루에 다 읽을만큼 어려운 내용은 아닙니다. 다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고 다른 책들도 같이 찾아본다면 오래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나는 "사람들 사이에 정의를 세우고 모든 종류의 위험에서 시민을 보호하며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게 행동하는 국가"가 훌륭한 국가라고 생각한다. 국가는 수천 년 전에 생겨났으며 오로지 악만 행하지도 오직 선만 행하지도 않았다. 오늘날에도 모든 국가들이 악과 선을, 불의와 정의를 동시에 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가는 과거에 비해 악을 더 적게, 선을 더 많이 행하는 쪽으로 진화해왔다고 믿는다. 이것이 문명과 역사와 인간의 진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생각도 나오긴 하지만 어떤 것이 맞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이런이런 차이가 있고 왜 차이가 나타나는지 배경까지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 설명 자체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가능하면 객관적인 정보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들이 헌법과 법률의 제한을 넘어 국민 위에 군림하고, 주권자인 국민이 권력자의 부당한 권력행사를 용인하거나 그 앞에 굴복하는 현상을 이해하려면 홉스와 마키아벨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권력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있었고 지금의 현상도 근본적인 것에 대해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은 가장 훌륭한 사람을 권력자로 선출하여 많은 선을 행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사악하거나 거짓말을 잘 하거나 권력을 남용하거나 지극히 무능하거나 또는 그 모든 결점을 지닌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나쁜 짓을 많이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이며 강점이다...


권력자는 절대선을 행해야한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다가갈 수 없는 이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민주주의가 절대선을 만들 수는 없지만 이를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는 것은 공감합니다.



...훌륭하고 지혜로운 최선의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선한 일을 많이 할 수 없게 만든다면 이는 무척 안따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마음대로 악을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대가로 감수하지 않을 수 없는 부작용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 상황이 부작용이 너무 큰 것이 아닌가 싶지만 이를 견제하는 제도를 국민 스스로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자유롭고 평등하며 공정하다고 만인이 인정하는 사회는 인류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다. 모든 억압과 불평등, 불공정과 사회악을 뿌리째 뽑아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혁명은, 그래서 언제나 매혹적이다. 그것은 문명의 역사 그 자체만큼 오래된 꿈이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주장이 있다. 조금 더 부드럽게 표현하면 진보는 단결하는 능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다. 보수주의는 현존하는 지배적 사유습성을 지키는 것이다. 익숙한 것을 수용하고 낯선 것을 배척하는 인간의 본능에 부합한다. 쉽게 단결하며 잘 무너지지 않는다. 무너져도 단시간에 수월하게 복원된다. 반면 진보주의는 새로운 사유습성을 창조하여 지배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운동이다. 진보는 본능을 거슬러 간다. 그래서 쉽게 단결하지 못하며 작은 오류만으로도 쉽게 무너진다. 한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어렵다. 진보는 바람을 거슬러 나는 새,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는 물고기와 같다. 열정과 신념이 무너지면 바람에 날리고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보수적인 성향으로 바뀌는 것은 변절이라고 하기 보다는 본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경험이 부족했을 때는 어떤 현상에 대해 단면만 보고 분노하게 됩니다. 마땅히 대안도 없고 그것이 옳은 일이라는 신념도 없으면서 말이죠. 아직 공부할 것이 많네요.


* 이 책(국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회를 진행한 영상은 유튜브나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서 몇 가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시간 내서 찾아보면 내용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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