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을읽자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건축이 무엇을 위해 만들어지는가?

반응형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 10점
안도 다다오 지음, 이규원 옮김, 김광현 감수/안그라픽스

...새로운 건축에 임할 때 항상 의식하는 것은 '그 건축이 무엇을 위해 만들어지는가?'를 묻는 것, 즉 원점 혹은 원리로 돌아가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기성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사물의 배후에 있는 본질을 찾아내고 나 나름의 해답을 찾아가는 가운데 일몰 폐관 같은 아이디어가 생겨난다...


이 책은 알라딘에서 50% 할인을 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안도 다다오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일본 여행기에 간혹 등장하는 건물을 보면서 궁금하긴 했습니다. 어쩌면 자서전처럼 엮은 이 책이 안도 다다오라는 인물과 건축에 대한 생각들을 가장 잘 정리해놓은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안도 다다오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정규적인 교육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기존 양식을 벗어난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었고 또 자신의 틀에 갇히지 않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왔다는 점에서 건축가이기 전에 삶의 멘토로서도 이 책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 있습니다.


...사무소 운영에 불리한 줄 알면서도 주택 사업을 계속 맡는 것은 사무소에 들어온 젊은 스태프를 위해서이다. 그들이 건축이 무엇인지를 배우려면 두루 관여해 볼 수 있는 규모의 주택 작업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주택 작업을 통해 아직 제 몫을 해내기 힘든 스태프를 채찍질하는 한편 건축이란 일에 임하는 각오를 가르친다...


안정적인 사업이라는 것을 포기하면서 새로 그 자리에 들어오는 친구들을 배려한다는 것은 말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기득권이라는 것이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만 있는 것 같지만 소소한 자리에서도 그런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스태프에 대한 배려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설계사무소라는 작은 조직인 만큼 젊은이들을 나쁜 의미의 월급쟁이로 방치하고 싶지 않았다. 마치 자신이 대기업의 직원이라도 된듯이, 즉 '누군가 하겠지', '상사가 책임지겠지' 하며 남한테 기대거나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하는 태도는 허용할 수 없다.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순서를 정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전진해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렇게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각오하는, 그런 강력한 개인들의 집단이기를 바란다...


자발적이라는 말이 참 모호한데 안도 다다오는 이런 점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건축설계라는 프로젝트의 성격때문일수도 있지만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월급쟁이로 살아가려는 모든 이들에게 뜨끔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네요.


* 이런 교훈적인(?) 이야기외에도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져 있습니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거나 이미 갔다온 분들에게도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겁니다.

* 요즘 건축에 대한 책이 흥미로워지는데 아마도 가볍게 접근해서 그렇겠죠 ^^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