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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자전거 건축 여행] 작가의 숨소리가 느껴지는 멋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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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건축 여행 - 10점
차현호 지음/앨리스

우연히 자전거 관련 책만 판매하는 중고책 판매자와 연결이 되어 구입한 책 중에 하나입니다. 제목만 보았을때는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최근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자전거 여행이라는 것이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책에서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마다 작가의 가쁜 숨이 들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희안한 것은 도보로 여행하는 느낌과는 또 뭔가 다릅니다. 아마 책을 읽는 독자가 따라가기에 도보는 너무 느린 것 같고 차는 너무 빨라서 자전거가 가장 적당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도착한 박물관에서 커다란 도록을 사가지고 가방에 넣고 다른 목적지로 달려가는 작가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면서 부럽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넘어가면서 가던 길을 잠시 멈추어서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 작가에게는 큰 의미를 주었을 것 같습니다.


봄은 5월로 깊어가고 있었지만 밤공기는 아직 쌀쌀했다. 건너편 아파트에 군데군데 불 켜진 창이 보이고 주황색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밝히고 있다. 멀리 달리는 차 소리가 귓가를 스쳐간다. 난간에 팔꿈치를 기대고 창밖으로 몸을 내밀어 어두운 하늘을 바라본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건가?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무엇일까? 이 여행은 또 다른 도피인가? 앞으로 내 인생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내 나이 올해로 꼭 마흔. 불혹의 나이에 나는 아직 수많은 질문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다.


여행을 이야기하면서 삶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으러 떠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삶을 돌아볼 계기가 중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행 오기 전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 하는 막연한 물음과 걱정이 있었다. 한달이 지난 지금, 확실한 답은 아직 없다. 아마 한 달이 아니라 일 년을 달려도 얻지 못할 답이리라. 집으로 돌아가면 지금까지와 똑같은 바쁜 일상이 여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예상치도 못했던 전혀 다른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게 인생일 테니까.

그래도 하나 기억하려고 하는 것이 있다. 삶은 성장한다는 것, 그 속에서 내가 어떤 삶을 살고 무슨 일을 하든지 변하지 않고 지키고 싶은 것. 그것 하나는 기억하려 한다. 자, 이제 돌아가야겠다.


* 작년에 예스 24에서 강연회를 하셨더군요.

http://ch.yes24.com/Article/View/19399


* 자전거 여행을 지르게 만든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의 홍은택님은 카카오로 작년에 옮기셨다고 하네요. 카카오 페이지와 같은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전거 여행을 갔다 온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http://news.donga.com/Main/3/all/20130312/536269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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