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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자

[시마노 이야기] 자전거계의 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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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노 이야기 - 10점
야마구치 가즈유키 지음, 손은환.강지운 옮김/엘빅미디어

아마 자전거를 타거나 구입하려고 유심히 살펴보았다면 시마노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겁니다. 혹 단어만 들어서 왠지 어색하다면 아래 사진을 보면 아~ 하는 소리가 나올겁니다.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Shimano_brake_lever.jpg


그냥 자전거 기어 만드는 회사 아니야...라고 하신다면 시마노에 대해 아주 아주 오래 전 이야기를 알고 계신겁니다. 이 책은 시마노가 수십년동안 자전거라는 한 길을 달리며 선도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조업이기 때문에 그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는 없어 보이지만 자전거라는 것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도구이기도 하면서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 도구이기도 합니다. 시마노는 이 두마리 토끼를 아주 적절하게 잡아가면서 기업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죠.


자전거의 중추신경을 담당하는 시마노 제품은 컴퓨터로 말하면 CPU에 해당하기에 '자전거계의 인텔'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아마 가지고 있는 자전거에 시마노 부품이 달려있을 때 시마노 제품을 빼고 나면 프레임과 핸들, 타이어 정도가 남을 겁니다. 단순히 하나의 부품 제조 업체가 아니라 자전거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모든 부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체인에 대해서는 체인 제조 회사에서만 내구성이나 성능을 향상시키려 노력했죠. 변속기 제조 회사도, 스프라켓 제조 회사도 그랬습니다. 자기 분야만 집중하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마노는 자전거 업계 처음으로 시스템 컴포넌트라는 발상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독점기업처럼 보여질 수 있지만 각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아름답게 동작하는 구조를 만들며 빠른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려면 시스템 컴포넌트라는 발상이 결코 욕심만은 아니었다고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베어링 한 개까지 상세히 아는 사람이 페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니 자전거 조립을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거죠. 그런 균형이 우리 회사의 흥미로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마노의 장점 중 하나는 사람을 믿고 맡겨준다는 겁니다. 최고의 인재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기꺼이 나설 수 있는 사람을 받아들이고 그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찾아내고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겁니다. 물론 책으로 쓰여지는 과정에서 아름답게 미화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런 문화가 없었다면 유럽 중심의 무대에서 작은 일본 기업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잘 노는 사람이 창조에도 강합니다. 이 회사에는 마니아가 많아요. 놀면서 얻은 정보는 잊히지 않고 몸에 체득되어 있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잠깐 출장을 갔다고 해도 현지의 것을 전부 습득해 버리는 사람들이죠. 모두가 주관이 뚜렷하거든요.


* 사이클 선수로 시작해서 국가대표로 일본 최초 6위의 성적을 이끌어내고 시마노의 혁신을 이끌다가 은퇴 후 빵집을 차렸다는 조 요시카즈의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지금은 '모네(モネ)'라는 빵집을 열었다고 하네요. 무려 TV 드라마에 등장하기도 했던 분이라는...

http://ja.wikipedia.org/wiki/%E9%95%B7%E7%BE%A9%E5%92%8C


운영하는 빵집은 자전거 타는 분들에게 성지 같은 곳인가 봅니다. ^^

http://blog.goo.ne.jp/nz_sky/e/3cedec94ab755fc219bedbddd38c6c12


http://www.geocities.co.jp/Athlete-Sparta/7580/monet.htm


* 저자인 야마구치 가즈유키(山口和幸)는 스포츠 저널리스트로 아직 여전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페이스북에는 흥미로운 사진이 많이 올라오네요. ^^

https://www.facebook.com/PRESSPORTS


* 아무래도 자전거 부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전문적인 용어가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다루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책을 읽기가 좀 답답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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